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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상

음악상 | 이병우 <관상> :강 익모 (영화평론가,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36.음악상 심사평하는 강익모 회원

 

음악상 | 이병우 <관상>

      

타인의 삶으로 인생 4악장을 그린 작가

역사 속 심상들을 살펴보게 하는 영화 여정의 동반자

 

강 익모 (영화평론가, 서울디지털대학교 교수)

 

  음악의 기능은 참 다양하다. 그런데 영화음악의 기능은 단 두 가지로 축약된다. 하나는 몰아치듯 흥분하거나 충동케 하여 역동성이나 행위를 일으키는 것. 나머지 하나는, 극중 캐릭터의 이야기 흐름과 감정에 투영되어 몰입을 통한 사색을 고조시키거나 이성으로 유도하는 역할이다.

  <관상>의 이병우는 익히 알려진 음악가다. 그런데 이번 <관상>에서의 수상은 그의 유명세나 작곡기술 등에 내려지는 상이 아니다. ‘소외효과’와 ‘강화효과’를 두루 적용해 ‘수상불여관상, 관상불여인상, 인상불여언상, 언상불여심상’에 이르는 인간 질곡의 본질과 가치를 구별케 하는, 그의 세상 보는 눈/마음에 수여되는 것이다. 관객이 극중 배우들의 관상을 파악하는 데 있어 이병우는 강화효과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끝내 반전과 소외효과를 통해 엔트로피를 높이며 인생을 닮은 네 악장을 보여준다. 클래식에서 익히 이름을 얻은 이와 비교하자면 말러의 심포니 No.1 ‘타이탄Titan’ 악장들과 비교된다. 특히 3악장의 ‘평온하게 처짐 없이’는 <관상>의 음악흐름과 흡사하다.

  한번 사는 인생 폼 나게 살자고 덤비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를 운명미리보기를 통하여 풍자하는 형식은, 타이탄 2악장에서 심벌즈 이후 불타오르는 한 인간사의 흥망성쇠로부터 국가의 운명으로 확장되는 식이다. <관상>의 주인공이 겪게 될 ‘폭풍처럼 움직이다’(St?rmisch bewegt) 그리고 우리의 마음가짐이 가져올 ‘역사  속의 스러짐과 기억됨’을, 이병우는 그의 주악기인 기타 이외의 선율로 대입하고 있다. 악기와 더불어 웃고 즐기고 욕심내고 욕하는 사이에, 영화는 어느덧 광화문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오버랩시키며 역사 속 심상들을 살펴보게 한다. 그 여정의 넉넉한 친구로 그의 음악은 부족함이 없다. 관객이 명재상과 명관상쟁이를 파악하는 데 불과 몇 초가 소요될 수 있다. 한편 두 시간 이상 캔버스인 얼굴, 물감인 마음, 행동인 붓이 어우러져 화합 혹은 불협화음으로 끊어질 듯 이어지는 그의 연주에는 착한 인간을 향한 동경이 배어있다. 보기 좋은 관상에, 그것보다 우선된 마음을 보라는 '보이지 않는 소리' 역시 그의 마음이요 곧 악기연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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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4-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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