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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합평회

씨네톡<타짜: 신의 손> 참석자: 정재형, 민병선, 이대연, 안숭범, 성진수, 윤성은, 이수향

타짜-신의 손

감독 강형철
출연 최승현, 신세경, 곽도원, 이하늬
개봉 2014, 대한민국, 0분
펑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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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씨네톡 <타짜: 신의 손>

참석자: 정재형, 민병선, 이대연, 안숭범, 성진수, 윤성은, 이수향

 

이대연:  

각자 돌아가면서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순서대로 가시는데, 안숭범 선생님께서 먼저 말씀해주시죠.

 

안숭범: 네, 저는 <타짜2> 가 만들어진다고 했을 때 <타짜> 시리즈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가, 거기에 포인트를 맞춰서 봤거든요. 제가 <타짜> 1편을 대중적인 대중영화지만 굉장히 호흡이 잘 만들어진 느와르 영화여서 재밌게 봐서, 2편에 대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같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래서 한번 생각을 해봤어요. 헐리우드에서 브랜드화된 시리즈물이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몇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그것을 봤더니, 이야기의 전사를 추적해 들어가는 방식이 있어요. 예를 들면, <몬스터 대학교>나 <스타워즈>. <스타워즈>가 십덕후가 생긴 이유가 이런 장점들이 있어서 그런 것 같고, 두 번째가 이제 개성적으로 성격화된 캐릭터를 어느 정도 연속성을 담보해 나가지만 그러면서도 개별 작품이 완성도가 있는, 예를 들면 마블에서 만든 <베트맨>, <스퍼이더 맨> 이런 게 다 그런 케이스고, <007>이 진짜 대표적이겠죠. 그 캐릭터의 연속성으로 에피소드는 단절되지만 계속 가는. 세 번째는 캐릭터의 성장 과정이나 모험의 여정에 따라서 인과성, 연대기성을 가지고 들어가는, 예를 들면 <해리포터> 시리즈, 성장담이죠. <캐리비언의 해적>은 약간 모험담으로서의 연속성이 있죠. 그렇게 가져가는 게 있고, 또는 아니면 장편 영화 이상의 러닝타임을 크게 가져가면서 <호빗>이나 <반지의 제왕>처럼, 그러면서 임의대로 분절해서 내보내는 이런 형식이 있겠고. 다섯 번째가 여러 개성스런 캐릭터들을 짬뽕해가지고 만든 B급 영화들, <어벤저스>나 <익스펜더블> 같은 영화가 있는데, 제가 보기에 이 <타짜>는 이 2편을 보고 나니까 그 <해리포터>나 아니면 한마디로 개성강한 캐릭터들을 그 다음 편에도 등장시키면서 시간의 연대기성을 가져가면서 하는 전략들을 굉장히 잘 구축된 측면이 있는데, 이것은 <타짜> 시리즈가 계속 가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인 것 같아요.

진짜 중요한 조건은 저는 최동훈감독의 그 느와르의 어떤, 장르 영화를 만들어 내는 촬영과 편집, 굉장히 만화적인 상상력, 속도감 있는 그 전개, 이런 것들을 어떻게 따라갈 수 있느냐는 건데요. 강형철 감독이 굉장히 흥행영화 감독이기 때문에 대중들의 트랜드를 읽어내는 능력은 굉장히 뛰어나지만 실제로 영화 스타일은 최동훈과 너무 달라가지고 <타짜2>에 대한 불안감이 컸는데, 강형철 감독이 자기 스타일들을 많이 버리고 최동훈 감독의 1편에 나와 있던 그 스타일과 편집, 촬영 방식, 그 다음에 그런 여러 가지 특장점들, <타짜 1>에서 나왔던 그 특장점들은 그대로 창조적으로 계승하면서 <타짜2>가 계속 갈 수 있도록, 즉 <타짜> 시리즈가 브랜드화 될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나름대로 선방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봤어요. 그래서 저는, 이게 되게 중요한 지점인데, <본> 시리즈가 흥행될 수 있었고 브랜드화 될 수 있었던 것은 중간에 폴 그린그래스가 자기가 본 시리즈만의 그 액션, 그 특유의 액션 촬영이나 편집들이 있잖아요, 그것들을 특화시켜 놨기 때문에 이게 징검다리가 됐다고 생각하는데, 최동훈의 스타일들이 계속 연장되면서 <타짜>가 나름대로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대중영화가 되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을 좀 갖게 됐습니다. 이상입니다.

그럼 이제 이수향 선생님께..

이수향: 네. 그렇게 크게 할 얘기는 없어서 간단하게 말씀 드리자면, 일단 영화는 저도 재미있게 봤습니다. 저도 원래 감독의 전작이 있어서 어떤 스타일로 나올까, 그러니까 1편이 그 장르적인 특징과 또 재미를 더해서 영화적으로 스타일이라던가, 편집 방법이라든가 이런데서 굉장히 신선한 느낌을 줬죠. 강형철 감독도 능력 있는 감독이지만 스토리 안에서 소소한 감동이랄까, 재미랄까, 이런 걸 더 잘하는 감독이 아닌가 싶어서 이런 느낌을 어떻게 살릴까 했는데, 그런 우려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영화가 깔끔하게 예쁘게 잘 빠진 것 같아요. 그래서 추석을 대응하는 영화로서는 뭐 무난히 어느 정도는 관객몰이를 하지 않을까 싶구요. 제가 재밌게 제일 봤던 것은 그 앞부분에 나오는, 처음의 크레딧이 들어갈 때 각각의 배우들을 소개하는 시퀀스나 이런데 있어서 정확히 그 각도를 나눠서, 롱테이크로 가지만 이렇게 모두가 다 계산이 되어 있어서, 이 사람이 넘어지고, 이 사람이 옆으로 뭘 던지면 그 사람이 그걸 받고 이런 식으로 되는 그런 장면들이 감독이 이 영화를 잘 장악하고 있다는 느낌을 줬고, 또 스타일적으로도 굉장히 세련된 느낌을 줘서 그 부분이 저는 굉장히 재미가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괜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 후반부에 갔을 때는 이게 쫒고 쫒기는, <쉘로우 그레이브>같이 이렇게 배신과 배신을 거듭하는 게 굉장히 강조되다 보니까, 약간 막판에는 스토리가 엉킨다는 느낌도 저는 없지 않게 받았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좀 아쉽게 봤습니다.

배우들에 관해서라면 김혜수가 빠진 것이 많이 좀 아쉬운데, 이하늬의 매력으로 좀 많이 커버가 됐던 것 같기는 한데, 신세경과 이하늬를 합쳐도 제 느낌에는 아직까지는 김혜수한테는 안 된다는 느낌이 있었고요. 또 유해진이 너무 잘 선방을 해줬다는 생각이 들고, 음... 주변배우인 탑에 관해서라면, 곧 최승현에 관해서라면, 어차피 젊은 세대로 나오고, 조카니까 그렇게까지 부담스러울 필요는 없지만, 전 잘 모르겠어요 영화를 보고 나서 최승현이 어떠했다는 느낌은, 개인적으로 별로 인상적인 게 없어서 못했거나, 망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모르겠어요. 그렇게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는 게 저의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뭐 이것도 제 개인적인 취향인데, 아귀가 여기서 나온 게 저는 3편을 예고하기 위한 장치로 등장한 것 같긴 한데, 좀 아쉬웠습니다. 1편에서 너무너무 매력적인 그런 캐릭터고, 정말 절대 악으로서 굉장히 신선했었는데, 악인인데도 미워할 수 없는 그 범접할 수 없는 악이 오히려 매력적이었었는데, 이 2편에서 곽도원이 가져가야 할 그 포커스가 김윤석이 나타나면서 악인의 축이 약간 나뉘게 되고, 저는 개인적으로 김윤석, 아귀가 등장하는 게 쫌 아쉬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면 또 그 가지고 있었던 강한 이미지를 약간 망치는 느낌이 아닌가, 오히려. 왜냐면 막판에 나타나서 옷 벗고 고스돕 한번 치고 끝나는, 약간 그렇게 돼서 말이죠. 차라리 안 나오고 약간 신화적인 악인으로 남는 게 더 재밌지 않았을까 라는 게 저의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윤성은: 먼저 이 영화가 최동훈 감독 작품 중에서도 가장 성인들이 좋아하는 작품이었고, 그 뒤에 나온 작품들, <도둑들>이나 <전우치> 이런 작품들이 너무 흥행이 잘됐지만, 사람들이 쫌 왜 망가졌냐는 평가까지 받을 정도로 흥행은 잘됐지만 성인들이 기대하는 그런 오락물은 아니었던데 반해서 <타짜>가 참 많이 사랑을 받았었죠. 그래서 저도 이번 영화가 그 최동훈 감독이 아닌 강형철 감독의 손에서 만들어 진다는 점, 그리고 캐스팅을 봤을 때 그리 기대가 되지 않는 최승현과 신세경, 이런 조합이여서 많이 걱정을 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강형철 감독이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들을 조합해서, <써니>에서 보여줬던 어떤 그런 케미들을 잘 이끌어낼 수 있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고, 역시 대중들의 마음을 얻는 법을 아는 감독이다, 이렇게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저는 여기서 앞에서 말씀하신 것들, 굉장히 장점이 많은 영화이고, 특히 영화적인 측면에 있어서 저는 편집, 정말 이 분야에 있어서는 진짜 대한민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꼽히는 재능을 보여주는 감독이 아닌가, 물론 <타자 1>과 비슷하게 가져간 부분들이 굉장히 많이 있지만, 또 강형철 감독은 <과속 스캔들>이나 <써니>에서도 어떤 그런 속도감 있는 편집에서 조금 더 나아가서 약간 뻔 하지 않게, 자기 나름대로의 그 어트랙션 편집을 보여주는 그런 기법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눈에 띄어서 보기 좋았고요.

그리고 처음부터 제가 이야기한, 성인들을 위한 오락물이라는 그런 키워드를 가지고 이 영화를 이야기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도박이라는 걸 물론 다루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물로는 약간 부적합한 그런 부분들도 소재상 있고 또 어떤 자극적인 장면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몇 장면 있었지만, 그런 것들 보다 그냥 20대가 아닌 3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더 쾌감을 주는 그런 대사와 그런 장면들, 그런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그런 코드들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 영화는 제 판단에는 <타짜 1>보다 강형철 감독이 이제 <과속 스캔들>과 <써니>에서 보여줬던 것들을, 그런 마인드를 조금 가져가는 부분이, 약간 따뜻함과 착한 게 있어요, 이 영화에는. <타짜>는 사실 <타짜1> 같은 경우에는 도박을 그릴 때도 참 정말 하나의 도박이지만 빠져들 수밖에 없는 도박의 그 나쁜 매력에 대해서 그리고 있는 반면에, 이 영화는 그렇기 때문에 더 벗어나야 하는, 빠져 나와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그런 것들을 마디마디에서 주제상 드러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일단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민병선: 저는 이제 그 원작하고의 관계를 말하고 싶습니다. 원작의 방대한 스토리를 영화라는 시간의 제약이 있잖아요. 저는 그래서, 어떻게 변형시키고, 재창조하고, 담아내나 이제 그런 게 좀 관심이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 봤을 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것 같아요. 아까 편집을 얘기하셨지만, 그 <타짜>의 <타짜 1> 같은 경우는, 원작에서 집중적으로 뭘 드러내고, 뭘 좀 빼야 하는가를 잘 했다고 생각해요, 상당히 명확하게. 예를 들어, 누가 도와줄 것인가에서는 평경장과 짝귀가 있고, 누가 적인가에서는 아귀가 있고, 그럼 또 누가 도와주는가, 그럼 뭐 고광렬이 있고. 딱 그 틀이 있거든요. 근데 이번에는 원작에 나오는 그 방대한 인물들의 히스토리들을 거의 삭제한 채 인물들만 배치를 하다보니까, 저 사람이 왜 저기가 있지? 저 사람이 왜 여기서 이렇게 하지? 그런 의문들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압축을 해야 하는데 생략을 하다보니까 원인 결과 관계들이 좀 부정확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예를 들어서, 곽도원하고 이하늬가 마지막에 같이 돈을 가지고 도망가는 장면이 있잖아요. 영화 속에는 없지만, 원작에서는 둘이 결혼을 약속했더라고요. 결혼을 하기로 하고 허니문을 가는 거예요, 하와이로. 그 와중에 다시 배신을 하는 거죠. 그런 뭔가가 있어야만 쌓이는, 예를 들어 곽도원이 그 쓰레기장에서 나왔을 때의 그 분노가 터진다던가하는 영화적으로 쌓아가는 이야기들이 다 생략된 듯한 느낌을 받아서, 내가 어디다가 주위 집중해서, 누구를 따라가서, 어떤 카타르시스를 얻어야 하는가라는 부분에 있어서 좀 아쉬운 점들이 있었어요.

또 캐릭터도 역시, 젤 우려되는 게 캐릭터잖아요? 전 이하늬나 신세경이나 최승현의 캐스팅이 감독이 타짜처럼 도박을 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아쉬운 게 뭐냐면, 원작에서의 이 미나(신세경), 우사장(이하늬)은 도박에 목숨을 걸어요. 그래서 도박을 위해서, 근데 자기가 남자 타짜들과 하면서 이길 수 없기 때문에 몸을 쓰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도박에서 이기기 위해서, 예를 들어서 같이 잠을 잔다든가 이런 거는 중요하지 않아요, 이 여자들한테는. 왜냐면은 그게 내가 저 사람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사장은 실장하고도 관계를 맺고, 대길 하고도 관계를 맺고, 그런 게 쌓여야 이경영이 분노가 터져서 대길에 대한 복수가 되는 건데, 그런 게 안 보인다는 거죠, 이 영화에서는요. 꼬장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거든요. 꼬장이 자기가 배신을 당했기 때문에 누가 나를 배신했는가를 찾는 과정에서 이 친구들이 대길한테 다 함정을 씌운 거거든요. 그래서 대길이 그것을 찾기 위해서 다시 돌아오는 과정이 있어야하는데, 그런 게 없죠. 영화적으로 생략과 압축과 절제와 무엇에 힘을 주고, 무엇을 빼버릴까, 그런 과정에서 아쉬움이 많았어요. 저는 그렇게 봤습니다.

 

정재형: 절 좀 소개해 주시죠.

 

민병선: 예, 이번에는 정재형 교수님께서 발언을 하시겠습니다.

 

정재형: 네, 제가 정재형입니다. 모레시계 좀 돌려주세요(웃음).

저는 제, 이것을 주제적인 측면, 또 형식적인 측면, 이렇게 크게 집어보고 싶은데요. 일단 주제적인 측면만 먼저 이야기를 하면, 이 영화가 자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죠. 그래서 그것을 어떻게 끌고 가는가 하면, ‘자본이 인간을 타락시킨다’라는 주제를 그리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장르적으로 그 도박이라는 것이 자본주의 시스템으로서 작용을 하는 거죠. 인간을 끊임없이 타락시키는 시스템, 그걸로 도박이라는 소재가 장르화되어서 나타나는 거죠, 우선 이 주인공의 추구, 서사를 추구해가는 주인공의 문제, ‘주인공은 무슨 문제에 직면해 있는가?’라는 것을 풀어가 보면, 사실 3천의 돈이 없고, 그것을 기인으로 해서 저지른 범죄, 그리고 그 발단이 되어서 도피생활을 하게 되는 거로 풀어져 나가죠. 결국 돈에 엮여서 범죄를 하게 된 것이고, 결국은 돈을 벌어서 복수를 하겠다라는 것으로 연류가 되죠. 그래서 복수극의 욕망을 갖는, 복수극 서사의 욕망을 갖는 거죠.돈 벌어서 복수한다. 결국 돈이죠. 우리 사회가 주인공의 욕망을 따라가 보면 복수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돈이 없기 때문에 일이 발생했고, 결국은 돈을 벌어서 복수한다는, 돈의 고리로 우리 자본주의 사회를 반영하고 있어요, 이 영화가. 하지만 이 돈을 벌면서 인간이 타락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데 방점이 있죠. 그래서 ‘자본주의가 인간을 타락시킨다’라는 큰 주제를 이야기하면서, 마지막에 그는 산으로 들어갑니다. 다시 말하면, 이 자본주의는 인간을 타락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맑스가 우려했던 바죠, 돈을 버는 것으로 자본주의가 유지되는 것은 좋은데 결국은 인간을 타락시킬 수 있는, 휴머니즘의 가치를 타락시킬 수 있기 때문에, 결국은 이 자본주의가 굉장히 안 좋은 자본주의 형태로 간다라는 것을 분명히 이 영화가 보여주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이제 이 부분을 좀 비판적으로 보고 싶은데, 뭐냐면은 마지막에 산으로 들어가잖아요. 그럼 다른 인간들은 어떻게 됩니까? 이런 것들이 굉장히 자본주의를 잘 설명하고 있으면서, 어느 정도로 리얼하냐 하면은, 이 영화를 보면 내내 정말 인간의 가치가 이렇게 상품화되서 인간을 죽이고, 개 값만도 못한 취급을 당하고, 이런 것들이 너무 적나라하게 나와서 너무 쾌감을 느꼈어요. 아우 정말, 현실 묘사를 정말 리얼하게, 재밌게 했다. 그런데 결국은 감독의 그 주장, 시각이 참 난감해요. 난해해요, 이해할 수가 없어요. 산으로 들어가면 나머지 사람들도 결국 그렇게 사는 건데, 너무 이 주인공을 우상화 시켰다고 할까요? 너무 멋있게 퇴장하고, 세상을 버리는 식의 공식. 과연 이 영화를 보고, 오락영화지만 어떤 감동을 느껴야 되는 건지. 그래서 멋있는 주인공을 만들어 내지 못한 것 같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감독의 비전이, 대안이 없는 어떤 주제, 현실을 굉장히 비관적으로만 바라봤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게 좀 한계였다, 주제 의식에 있어서는, 라는 생각을 합니다. 시간이 다 됐네요. 그러면 다음에 이대연 선생님 발표 하시고, 아.. 성진수 선생님이예요?

 

성진수: 나중에 얘기하는 게 더 좋지가 않네요. 할 말이 더 없어지네요. 그걸 미쳐 몰랐네요. (웃음)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고 저희가 이걸 시작하기 전에 식사하면서 얘기를 나눴던 것처럼 일단 영화가 재밌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이 영화가 <타짜>라는 전편, 굉장히 높은 브랜드 가치를 가진 영화의 후속편으로써 훌륭히 선방했다는 앞선 의견들에 저도 동의하는 바입니다. 그래서 앞에 말씀하신 분들하고는 좀 다른, 어떻게 보면 지금 정재형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연결되는 부분에서 제가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영화가 아까 민병선 선생님께서 굉장히 큰 것을, 큰 방대한 이야기를 압축 시켜야 되는데, 좀 생략을 한 어떤 모습이 보인다고 하셨는데, 그 이유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제가 사실 영화를 보면서, 또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마치 장르가 다른 서 너 편의 영화를 보고나온 느낌이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영화를, 만약 서사적으로 분석하면 영화는 에피소드식 서사로 분석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군도>에서 보았던 장 나눔을 차라리 이 영화에서 쓰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이 영화는 그 만큼 이야기가 나누어져 있는데, 그 이야기가 나누어지는 큰 줄기가 지금 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이 영화의 주제적인 측면하고 관계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게 뭐냐면, 좀 더 세분화 시키면은 전 한 다섯 개 정도의 장르로도 이 영화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렇게까지 아니고 크게 나누면 전반부는 갱스터, 갱스터 영화 중에서 자본사회에서 성공하려는 젊은이가 성공의 정점까지 올라간 듯하다 실패하는 그것이 전반부라면, 후반부는 굉장히 낭만적인 복수영화, 복수영화가 장르영화로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동훈 감독이 장점을 가지고 있고 <타짜> 이후로 <도둑들>까지 이어져서 왔던, 케이퍼 필름의 형식을 가진 복수가 결합된 그런 오락영화, 이렇게 두 가지 장르가 붙어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러면서 아까도 정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자본에 의해서, 돈에 의해서 인간이 부속품처럼 취급되는 그런 에피소드들이 있죠. 인간의 몸이 구석구석 분리되어 팔리잖아요. 저는 솔직히 이 영화가 전편하고 다른 점은 이게 만약 범죄 영화, 갱스터 영화로 본다면 그 범죄 정도의 차이가 훨씬 더 적나라하고 밑바닥까지 간 부분에 있다고 보여요. 물론 이것이 오락영화기 때문에 이게, 무슨 사회 문제를 지적하는 영화에 목적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을 막 파고들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건 그러한 에피소드들이 보여 지는 작은 장면들에서 감독의 그 사건에 대한 시각을 보여주는 주석적인 장치 하나 정도는 넣어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거죠. 그거는 뭐 대사가 됐던, 아니면 가장 세련된 방식은 미장센으로 처리하는 거겠죠. 그런 방식을 넣어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예를 들어서, 대길이 곽도원 일당에게 끌려가서, 장기가 하나 떼어지는 그런 사건들을 보여줄 때 정말 퉁치고 눈 깜짝 할 세에 영화가 흘러가는데요, 그렇게 흘러가도 좋지만, 한 장면, 한 순간 정도는 지금 벌어진 이 사건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에 대한 감독의 주석을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정도 넣어 줬으면 이 영화가 훨씬 아름답지 않았을까 하는 거죠. 그리고 사실 그런 노력은, 이정도의 강도 높은 범죄 이야기를 하는 영화라면 한 부분쯤 포함하도록 노력해봤어야 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입니다.

또 다른 측면은, 이 영화를 장점으로 만드는 그런 세련된 여러 가지 스타일과 영화의 어떤 방대한 서사구조와 많은 인물들을 재밌게 즐기기는 했지만, 솔직히 후반에 가서 쪼금 피곤한 감이 왔었어요. 그래서 ‘내가 많이 늙었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약감 피로감이 오는 지점이 있었는데, 그거는 뭐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장점이 될 수 있을 것도 같고, 큰 단점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런 작은 세세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면 다음은 시간이 모자라서 못하신 말씀이 있으실 테니까, 정재형 선생님께 마이크를 넘깁니다.

 

 

 

정재형: 네 정재형입니다.

제가 주제얘기를 조금 더 할게요. 저도 강형철 감독이 그런 한계가 있다고 봐요. 그런데 강형철 감독이 무엇을 많이 주제적으로 강조했다고 보냐면, 저는 그것이 그 부자와 빈자와 갈등, 빈부 갈등이라고 봅니다. 빈부 갈등에 대한 것이, 이게 뭐 원작 만화에서도 당연히 설정이 된 것이겠지만, 영화에서 특히 그런 것들이 부각이 되는 것 같아요. 화려한 색의 돈을, 영화에서도 그게 타워펠리스로 상징이 되지만, 굉장히 화려한 세계라는 것, 물질, 욕망, 부자에 대한 세계, 돈의 세계가 있고, 대다수의 경제적으로 낮은 단계의 서민들의 세계가 있거든요. 이 영화가 그것의 갈등을 굉장히 극대화 시키죠. 그래서 빈자의 시각을 분명히 옹호를 하고 있어요. 이 주인공의 위치 부분이 그렇고, 이 사회의 어두움, 이 도박꾼들이 다 그쪽에 있죠. 그래서 이 일반 서민들이 결국은 부자를 욕망하지만 화려한 그물에 얽혀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돈을 따기보다는 잃고. 복권이 됐든 도박이 됐든 이런 소재인데, 저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갈등으로서 감독이 빈부 갈등을 파악하고 있는 그런 부분을 강조한 것은 상당히 저는 좋게 봤어요.

또 이 영화는 앞서 얘기한대로 장르적으로 복합 장르화 되어 있죠. 저는 한 세 가지 정도로 봐요. 크게. 갱스터 장르, 기본적으로 서열구조라던가, 조폭, 저는 사실 조폭 장르라고 부릅니다. 갱스터 장르가 우리 사회에서는 조폭 장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 조폭의 서열구조라던가 팜므파탈이 분명히 있죠. 그래서 계속 주인공이 파멸을 하게 되는 것에 작용을 하게 되고. 그 다음에 도둑 장르. 케이퍼 필름, 도둑 장르로 갖고 가는데 그게 바로 임무수행적 측면이죠. 항상 판, 작전을 짜고,  디자인하고, 그것을 수행하는 이런 서사는 도둑 장르에서 빌려 온 거고. 마지막에 멜로가 있어요. 바로 뒤늦은 후회인데, 결국은 산으로 떠나는, 결국은 여자와 같이 산으로 가는 어떤 것들은 뒤늦은 후회이죠. 모든 멜로드라마들이 보여주는 늦게 찾아오는 자각. 조금 더 일찍 손을 떼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마지막에 결국은 뒤늦게 오는. 그런데 이것이, 이 도박이라는 세계를, 도박이라는 어떤 자본주의 시스템을 이 장르로 완벽하게 구현을 하고 있는 거죠. 근데, 시간이 단 된건가요? 그럼 일단  여기까지, 형식얘기는 다음에 해야겠네요. 일단 주제는 전 그렇게 봅니다.

 

안숭범: 저는 <타짜 1>과 비교해서 장단점을 생각해 봤습니다. <타짜 1>의 매력은 <타짜 1>이 굉장히 개성 강한 캐릭터들을 중심으로 한 인물의 영화인거죠. 그런데 강형철 감독에 대해 제가 신뢰가 없었던 것은 강형철 감독은 달달한 교훈이 있는 사건의 영화를 써왔어요. <과속 스캔들>도 그냥 과속 스캔들 한 그 사건 하나가 자극적이고, 그걸로 이야기가 끝나는 거고. <써니>같은 경우도 인물의 영화로 보이지만, 실제로 그 친했던 친구들이 그날 어떻게 흩어졌는가, 그 사건 하나에 집중하면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영화거든요. 그래서 저는 개성 강한 인물들을 어떻게 다뤄낼 것인가, 여기에 주목해서 봤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어느 정도라고 말하는 것은, 실패한 부분이 뭐냐면, 예컨대 고니 같은 경우는 <타짜 1>에서 어떤 그 물신주의 사회에 속박당한 인물이 겪는 내적 분투가 있어요. 자기 손을 자르느냐 마느냐 하면서 그러한 내레이션도 굉장히 많고, 자기 내면의 분투들이 있는데, 대길(최승현)에게서는 그런 게 없어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더 나아갈 지점이 있는데 좀 못나가는 측면이 있는 거죠.

또 하나는 대신 이것을 매력적인 공간들로 만든 것 같아요, <타짜 2>에서는. 예를 들면, 유령의 집이라든지, 아귀의 집이라든지, 또는 장동식(곽도원)의 집이라든지 하는 공간들이 나름대로 볼거리들과 함께 강한 콘트라스트 주면서 뭔가 인간의 어두운 내면 같은 것을 보여주기 위한 공간들이 좀 매력적으로 보였어요. 대신 또 아쉬운 것은 <타짜 1>에서는 도박장 안에 활보하는 서로 다른 욕망들이 생생한 공기로 전해졌거든요. <타짜 2>에서는 그런 부분들까지 캐치해 내기는 좀 어려웠다.

그래서 일장일단이 다 있는 것이고, 편집 같은 것은, 제가 보기에는 이 캐릭터들을 살리기 위해서 원 샷 형식으로 계속 가더라고요. 한 인물에 계속 집중하게 하도록. 그런 게 일단은 먼저 눈에 들어왔었고, 두 번째에서는 이하늬와 최승현이 처음에 사랑을 나누는 장면, 최승현이 빠지는 장면이죠. 그런 장면들을 트랜지션 효과를 줘서 굉장히 만화적으로 잘 편집 했잖아요. 그러면서 그 서사를 굉장히 속도감 있게 이끌어가려고 하는 의지는 굉장히 전략적으로 잘 전달이 됐다. 그런 면에서 또 장점이 있었고요. 그래서 일장일단이 <타짜 1>와 비교해서 분명하게 드러난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상입니다.

 

성진수: 지금 바로 말씀하신 공간의 문제가, 저에게는 같이 부각되면서도 그게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졌어요. 공간이 너무 매력적인 거죠. 그게 너무 비현실적인 세계로 영화를 이끌고,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들, 어떻게 보면 진짜 현실의 알레고리 같은 세계를 너무 비현실적으로 만드는 공간이 아닌가 생각해요. 하지만 확실히 영화적으로 아름다웠다고 말할 수는 있어요. 그래서 이중적인 면을 가지는 공간이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또 한편으로는 너무 전형적이었구요. 아까 말씀하신 것 중에 <타짜 1>이 인간들의 욕망이 서로 공기 안에 부딪히는 것들이 느껴졌다고 하셨는데, 지금 <타짜 2>에서는 그것이 없다는데 저도 동의합니다. 그런데 그 이유가 그 공간이 너무 인위적으로 아름답게 만들어져서 그것이 제거해 버린 게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을 해요.

 

안숭범: <타짜 1>의 비닐하우스 같은 느낌이 없죠?

 

성진수: 네, 이 영화에도 전편의 비닐하우스 비슷한 장면이 있었는데, 그게 전혀 분위기가 다른 거예요. 그게 너무 달라서, 이 경우에는 살아있는 인간들의 욕망들이 제거된 측면이 있었고, 아까 말씀하신 내면의 어떤 분투, 인간 중심의 어떤 일로 보이지 않는 거죠. 그런것이 느껴지기 전에 사건들만 계속 나열되는 거죠. 이 사건이 이 인간한테 어떤 갈등을 일으켰는지에 대한 것을 영화가 우리에게 충분히 보여주지도 않고, 그것을 관객들이 느낄 시간의 여유를 주지 않고 전개되어가요. 그것이 물론 영화를 봤을 때는 세련되고, 박진감 넘치게 다가오는 측면도 있어요. 이처럼 동면의 양면 같은 장단점을 가지는 영화죠.

 

윤성은: 지금 말씀하신 단점들을, 민병선 선생님부터 시작해서 돌아가면서 얘기하는 단점들을 다 종합을 해보면, 이 드라마가 너무 방대하다는 점에 결국엔 다 모이게 되는 거 같아요. 그렇기 때문에 뭐 생략이라든가 이런 것들, 이야기가 정확하게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고 말씀하신 것 같고, 그런 것 같아요. 저도 <해적>같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이건 뭐 드라마로 만들지 왜 이렇게 이야기가 왔다 갔다 하나, 이렇게 많은 캐릭터가 나오는데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이 영화는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두 시간 반이라는 시간에 담기에도 사실 버거운 그런 정도의 분량이었다고 생각해요. 진짜 그 에피소드식 구성. 사실 <타짜 1>도 드라마로 만들어졌잖아요. 그래서 이것도 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어요. 이런 영화는 판타지 영화가 아닌 이상 세 시간, 두 시간 반 되면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집중력을 요구하잖아요. 이게 이 영화의 큰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게 저도 쪼금 아쉽다, 그보다는 안타가운 점이예요. 보통 성인들이 최고로 집중할 수 있는 게, 강의들을 때 기준으로 하면 한 15분 정도라고 하더라고요. 15분이 되면 사람들이 집중력을 잃는다는 거죠. 영화 같은 경우에는 조금 다르겠지만 그래도 분명히 ‘이 영화는 지루하다’라는 평가를 일부의 관객들에게서는 면할 수 없는 그런 측면들이 분명히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앞에서 말씀하신 단점들이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크게 느껴지지 않았고, 설득력 없는 조합이나 그물처럼 얽힌 그런 인간관계나 이런 것들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고, 단지 속도감이 있기 때문에 이게 속고 속이는 배신 관계들을 잘 따라가지 못하면, 자칫 놓치면 ‘이게 내러티브가 왜 이러냐, 엉망이다’ 이렇게 느낄 수밖에 없는 그런 위험성이 있다는 생각은 들어요.

또 한 가지, 제가 앞에서 좋은 얘기를 했기 때문에, 가끔씩 저는 성인들을 위한 영화에 계속 집착을 하면서, 그런데 그거에서 좀 아쉬웠던 점을 말씀드릴게요. 몇 군데의 그 유머코드가 갑자기 <과속스캔들>을 끌어들이는 그런, 유치한 부분들이 조금 있어가지고, 아 그건 옆에서 좀 누군가가 말렸어야 하지 않나하는 생각을 했어요. 대사 같은 거 있잖아요. ‘인사 잘 하신다’ 이런 거.

 

이수향: 그게 젤 재미없었어요.

 

윤성은: 그러니까 그런 건 안했어야 하는 건데. 누가 그 시나리오에 대해서 아무도 뭐라고 안했나 싶을 정도로.

 

이수향: 신세경이 했던 거죠.

 

안숭범: 근데 그게 1990년대의 약간 시대극처럼, 그 시대를 그린 유행어처럼 사용되는 거 아닌가요?

 

 

 

윤성은: 그렇지만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갑자기 시대는 <써니>로 갔고, 그 유머수준은 <과속 스캔들>로 간 것 같고요. 또 한 가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최승현이 자기 손 찍었을 때, 신세경이 갑자기 막 울면서 칼을 뽑아주잖아요. 여기서 이제 멜로가 삽입되는데, 아 글쎄요, 그래서 뭐 칼을 빼준 것 까지는 나쁘지 않았는데 그걸 그렇게 옷을 찢어서 천으로 둘둘 감아주는 장면까지는 너무 억지스럽다는 생각을 했어요. 갑자기 그 사람들 다 보고 있는데 그렇게 러닝 타임을 할애해서 그 장면을 보여주는 거는 좀 안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 했어요. 좀 작은 아쉬움일지 모르겠지만 그런 게 이 영화의 격을 확 떨어트린다는 생각이 들어가지고 아쉬웠습니다.

 

이수향: 저는 안숭범 선생님 얘기에 굉장히 공감을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 영화는 사실 저희가 그렇게 심하게 주제의식이나 인물간의 어떤 그런 전사나 인물의 복합성을 섬세하게 드러내는데 방점이 찍힌 영화가 아니기 때문이죠. 이 영화는 굉장한 대중영화고 오락영화고 그냥 시원하게 보고 말면 대는 그런 영화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그런 여러 가지 의미부여를 우리가 할 수는 있겠지만, 사실 이 영화에게 그 정도의 자리가 감당할 만한 영화인가라는 생각이 개인적으로 들어요. 그래서 이 영화에서 차라리 조금 더 재밌게 팍팍 지나갔던 그대로 차라리 포지션을 유지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까  얘기했던 대로 <타짜 1>에서는 차라리 깔끔하게 넘어갔던 것 같아요. 근데 이 <타자 2: 신의 손>에서 보면, 감독의 특성인 것 같은데, 약간 드라마적으로 풀어가려 하는 몇몇 장면들이 오히려 저는 좀 거슬리더라고요. 그래서 가령, 고광렬(유해진)이 마지막에 너무 현자처럼 굴면서 주인공을 살리려고 몸을 던지고, 자기가 평생 모은 적금까지 던지면서 너무 대길이를 사랑하고 이런 것도 전 조금 거슬렸어요. 그 다음에 마지막 장면 있잖아요, 그 눈 덮인 산에 둘이 손잡고 갈 때, 이거 뮤비의 한 장면이 아닌가 싶었어요. 빅뱅의 몬스터라는 뮤직비디오가 있는데 거기 되게 비슷한 장면이 있거든요. 눈이 막 오는데 최승현이 그 눈을 맞으면서 떠나간 연인을 자기 앞에 큰 존재처럼 생각하는 그런 장면이 너무 기시감이 들었어요. 또 가령 전혀 쓸데없었던 장면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신세경이“야 이제 성공했어”라고 말하는 순간 차가 쾅 하고 박히고 싹 끝나는 게 너무 멋있었는데, 그러고 끝났어야 하는데, 알고 봤더니만 임신했었는데 유산이 된 것이었죠.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 같지는 않은데, 동식이(곽도원)에 대한 앙심을 품기에는 그 전의 일로도 충분하잖아요. 꼭 유산이 되고 이런 게 뭐가 중요해요. 무슨 아기를 가지는 데 10년 동안 노력했는데 안 된 것도 아니고, 젊은 청춘 남녀가 맘 편히 사귀고 있었던 건데 그게 뭐 복수의 무슨 화신이 되는 양 다루는 그런 장면들이, 감독이 뭐랄까, 나이가 들어 유치해서 그러나, 전체적인 그 세련된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 굳이 그 80년대 한국영화스러운 그런 장면을 왜 넣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전 오히려 그런 장면이 몰입도를 좀 떨어트린다고 생각을 했어요.

 

민병선: 그 시대적인 얘기가 나와서, 그 얘기를 하자면, 요게 원래 원작은 긴급조치 19호 그때가 배경이더라구요. 박정희, 70년대 초에 이게 원래 배경이더라구요. 그래서 라면 먹고 이런 게 그때 당시 도박장에서 라면 끓여주고 하는 얘기를 전복으로 바꾼 거고,

 

정재형: 근데 지금 영화에서의 시점이 문제잖아요.

 

민병선: 예, 그러니까 감독이 현재로 바꿨는데, 이것이 주제와 형식적인 면에서도 좀 연관이 있는 것 같긴 하더라구요. 그 아까 주제나 여러 가지 면에서 그 감독이 별로 드러내고 싶지 않은 게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좀 들었어요. 왜냐하면 만화에서 대길(최승현)의 이야기, 캐릭터에는 돈에 대한 집착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어요. 친아버지에 대한 그런 것 때문에 돈에 집착을 하고, 그것 때문에 새아버지가 또 교통사고로 죽는 게 있어요. 내가 돈에 대한 집착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기는 구나라는 어떤 그런 원죄의식, 트라우마를 깔고 가거든요. 근데 영화에는 그런 거는 싹없고요, 그냥 짧게, 짧게 소개하듯이 고등학교 때 ‘뭐’ 딱딱딱 이렇게만 가는 게 있죠. 그건 미나(신세경)도 그렇고요. 그래서 그 우사장(이하늬)도 그래요. 70년대 초니까 이 여자(우사장)의 목표는, 대길과의 대화에서 보면, 우사장이“나 이번에 한판 크게 딸거다”, “얼마를 따실 건데요?”, “11만원”, “우아~ 그렇게 많이요?” (일동 웃음) 그래서 7만원 따가니까 와 대단한 여자라고 막 그러거든요. 근데 그

여자를 100억대로 영화에서, 100억대의 자산가로.

 

정재형: 그게 지금 시점에서 그런거죠?

 

민병선: 예, 지금 시점에서 강남으로 바꾸고, 이 시대를, 그러니까 그 시대적인 문제는 대길이 그 삼촌인가 누가 이렇게 도박하는 거 구하다가 찌르면서 영화에선 그러잖아요. 근데 그게 아니라 유신 거기서 대모하다가 잡혀가요.

 

정재형: 삼촌이?

 

민병선: 그러니까 삼촌이 아니고, 그 전경을 어떻게 때렸는데 전경이....

 

정재형: 대길이가?

 

민병선: 대학생이 되요. 때렸는데, 전경이 의식불명이 된 거죠. 그래서 이제 갈 데가 없으니까 하우스에 들어가요. 그래서 “우리 이번에 전두환 고스톱 칠까? 박정희 고스톱 칠까?, 이승만 고스톱 칠까?” 이런 얘기들을 나누죠. 그래서 저는 그런 시대적인 거는 감독이 안 좋아하는 것 같다고 생각해요. 그보다는 뭔가 MTV 적으로 뭔가 감각적이고, 스피드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요걸 많이 바꿨더라고. 그래서 주제나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그런 차이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

 

정재형: 지금 나오는 얘기와 매치가 되는 얘기, 제가 사실 하려고 했던 얘기와 관련이 되는데, 그 형식미에 대한 부분 이예요. 그런데 이게 주제가 약하다는 얘기를 계속 했는데, 그 안승범 선생이 얘기한 <타짜 1>하고의 비교도 가능하고, 그게 큰 차이인데, 이 영화의 형식미는 저는 한 마디로 규정하면 키치라고 보고 싶거든요. 키치는 풍자가 아니죠. 이거는 즐기자는 거거든요. 근데 이건 패러디가 아니고 키치란 말이죠. 그래서 이 미학이 굉장히 건설적인 비판이 없는 체제 긍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강형철 감독의 특징을 저는 패스티쉬로 봐요, 짜깁기. 근데 이 영화가 바로, 물론 <써니>와 <과속스캔들>도 이제 바로 그러한 형식미를 갖고 있지만, 다 치키죠. 그래서 강형철 영화가 재밌습니다. 저는 아주 가장 재밌게 봤어요, 근래에 본 영화 중에서. 그리고 가장 스피디하고. 아주 형식미가 뛰어난데 그것이 키치죠. 그래서 주제 측면에서 이게 심도를 갖지 못해요.

노스탈지아와 패스티쉬죠. 그 노스탈지어를 끌어온 것 중에 가장 대표적인 것이 사실 화투잖아요. 그래서 지금 화투에 우리가 열광한다면 그것은, 우리는 과거에 화투에 꽤 열광한 문화를 갖고 있기 때문에 과거를 소환하거든요. 그다음에는 대중가요가 있죠. 최동훈의 영화에서는 대단히 두드러지게 ‘불나비’라는 주제가를 메인으로 깔면서 강했고, 여기에는 그렇게 많이 전적으로 차용하지는 않았지만 그 대중가요적인 과거를 몇 개 썼죠. 나미의 ‘빙글빙글’이라던가. 그리고 60년대 조폭장르는 다 이만희 류의 의리를 강조하는 것이거든요. 그게 60년대에 굉장히 유행했었는데 그거를 최동훈이 먼저 했어요. 그걸 그대로 차용했기 때문에 특징은 없는데 그런 부분이 바로 이 영화를 키치로 만드는 과거, 노스탈지어를 끌어오는 굉장히 중요한 장치였죠.

그리고 결국은 강형철의 그 장단점을 보면, 굉장히 장점이예요, 이 짜깁기가. 그래서 ‘대한민국에서는 가장 짜깁기를 잘하는 감독이다’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평가합니다. 최고다, 1등. 그래서 영화를 보면 실지로 얼마나 짜깁기를 교묘하게 자기 것으로 만드는지, 우디 알렌에 버금갈 정도의 그 짜깁기를 잘해요. 그래서 <써니>에서도 저는 10개 이상의 영화를 발견하거든요. 이 영화도 굉장히 많은 영화, 아까 갑자기 나타나서 옆구리를 치는 카 액션 같은 거는 바로 전에 <도둑들>에서 나왔던 거잖아요. 그러니까 바로 그런 것들을 훔쳐다가 자기 영화에 문맥으로 이걸 아주 우연하게 구사하는 거는 강형철 감독을 따라갈 수가 없어요. 티 안나게, 정말 대단하고 경탄을 자아낼 정도로. 예를 들면, 거기 격투 장면도 <올드보이>의 도끼 장면 같은 거를 그대로 차용해 가지고, 실내에서 처리해서 원샷으로 이렇게 했죠, 롱테이크로. 뭐 그런 것들 뿐 아니죠.

근데 이제 그게 결국은 어떤 걸 가져오냐면, 바로 지금까지 지적했던 드라마의 약화를 가져온 거예요. 너무 짜깁기만 하다보니까 영화는 대단히 오락적이고 재밌는데, 드라마, 안숭범 선생이 지적했던 문제도 거기서 나오는 거예요. 왜냐? 굉장히 재치가 있고 재미가 있는데, 드라마 앞뒤가 끊어지는 부분도 발견이 돼요. 당위성이 약하고, 인물의 당위성이라든가 그런 게 약해요. 그래서 그게 주제 심도를 약하게 하고, 드라마의 앞뒤를 약하게 만드는 거죠. 결정적으로 최동훈과 비교 했을 때, 1편과 비교를 했을 때, 최동훈은 휴머니즘을 굉장히 강조해요. 그래서 스타일과 길항 작용을 보여줘요. 인간과 자본에 대한 갈등, 길항 작용, 즉 텐션을 보여줘요. 근데 <타짜2<는 그 텐션이 약해요. 인간이 약해요. 그래서 그 자본에 잠식당하는 현실만 딱 보여주고 대안이 없어요. 산으로 가는 거죠. 그런데 인간을 최동훈이 어떻게 잘 보여줬냐 하면, 최동훈 감독은 그 60년대 이만희 류의 조폭주제, 그 장동휘가 보여줬던 그런 멋있는 것을 편경장을 통해서 다 했거든요. 그래서 그 역할을 고광렬(유해진)이 이번에 감당하려고 하니까, 그걸 거기다 우겨 넣으니까, 이게 잘 안됐어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좀 억지스럽고 잘 살지가 않았어요. 편경장이 고니한테 줬던 어떤 그 강한 휴머니즘에 대한 주제가 1편에는 분명히 있었는데, 2편에서는 유해진이 탑에게 줬던 뭔가의 그런 것들이 쫌 그렇게 강하게 어필이 안 되고 만 거예요. 그래서 휴머니즘의 부각은 굉장히 약하다고 봐요.

강형철은 휴머니즘보다는 남녀 러브스토리에 더 치중했다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신세경과 탑의 그 하는 장면들이 상당히 뭐랄까, 아주 감동스럽기도하고, 완전히 서로의 사랑의 반전 같은 것들이 참 재밌게 끊어질 듯 하다가 다시 살아나고, 살아나면서 둘의 그 사랑의 대목들이 상당히 잘 연출 되었다고 보는 거죠. 저는 그것 역시 짜깁기다. 굉장히 많이 봐왔던 거거든요, 아주 세련되게, 그걸 그대로 잘 사용했다 이렇게 본거죠. 강형철의 색깔이라기 보다는 그것이 굉장히 세련된 거죠, 이 영화도.

그래서 이 영화는 최동훈이 훨씬 더 주제적인 면에서는 훨씬 더 휴머니즘을 추구했고, 이 영화는 그 감각이나 스피드함과 같은 오락적인 재미로는 훨씬 더 있지만 주제가 좀 약해서, 그런 차원에서는 1편보다는 전체적으로 덜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1편은 주제도 나름대로 어느 정도 컬리티를 갖고 있고, 오락적으로도 뛰어 나니까요. 이상입니다.

 

민병선: 재밌는 점이라고나 할까요. 저는 저게 궁금했어요. 화투를 칠 때 보통은 방바닥에서 치는데, 여기는 테이블에서 치잖아요, 마치 포커치듯이, 멋있고, 서구적으로. 그런데 원작 만화를 보니까 아귀가 방바닥에서 처요. 옷 벗고 치자고 하면서 방바닥에서 방석 깔고 치거든요. 근데 여기서는 그렇게 하면 감각적으로 멋있지가 않잖아요.

이수향: 그렇죠

 

(일동 웃음)

 

03 

 

민병선: 그래서 이렇게 바꾼게 아닌가. 감독이 이런 걸 좋아하는 구나.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이수향: 저도 궁금한 게 있는데요. 요즘에도 이런 타짜가 있나요?

 

민병선: 있어요

 

이수향: 영화에서처럼 몇 십억을 벌고, 기업적으로 운영되는. 그러니까 몇몇 소소하게 하우스 있고 막 이런 거 말고요. 이렇게 강남 한복판에서 모든 부의 집중과 악의 세력처럼 이렇게 있나요? 그걸 잘 모르겠는 게, 내기 화투 치고, 몇 십억씩 잃고 이런 사람들이 바카라 하고 그러던데 이렇게 아날로그적으로 모여서 이렇게 하는지.

 

안숭범: 옛날에는 화투 이외에 없었다면 지금은 바다이야기도 있고, 뭐도 있고 그러니까.

 

민병선: 돈 있는 분들은 외국 가서, 외국 가서(웃음)

 

이수향: 그렇게 가거나, 아니면 요새 인터넷으로 바카라 같은 걸 하잖아요, 불법이지만.

 

성진수: 근데 가끔 이제 무슨 뭐 강남의 어떤 하우스가 걸렸다 하면은 이제 나오는데, 그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는 모르지만 그런 불법이, 뉴스를 보면 전혀 없다라고 볼 순 없는 것 같아요.

 

이수향: 아니, 근데 이게 그렇게 해서 걸리는 사람들을 보면, 하수로 나오는 아줌마나 스님들, 영화나 뉴스에서 나온 것처럼, 약간 이런 느낌 많이 나오는데, 이렇게 전설의 고수 같은 사람들이 아직도 존재하는가 하는 거죠. 이게 70년대 배경과 이런 느낌을 생각하면 그럴듯한데, 요새도 이런 식으로까지 가능한지가 궁금한 거죠.

 

안숭범: 박태식 신부님이 오셔서 좀 증언을... (웃음)

 

정재형: 근데 난 뭐, 지금 그 진위는 모르겠지만, 그거는 뭐 그냥 알아보면 되는 것이구요. 그런데 그것보다도 판이 있다면 당연히 그걸 가지고 사기로 해먹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 거고, 그러다보면 그 중에는 또 고수가 있을 거고 이렇게 저는 봅니다. 그런데 사실 이 영화가 애매한 것은 뭐냐면 영화적으로 이게 그런 의미에서 의미가 있다는 거예요. 이것이 현실을 재현하는 데 있어서의 그 충실도, 현실을 정말, 지금 우리 당대 현실을 잘 보여주는가 하는 거에서는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굉장히 희화적으로 그렸잖아요. 스님들이 도박을 한다든지 하는 모습은 우리한테 어떤 과거를 연상시키는 의도적인 장면이거든요. 그게 바로 그것을 묘사하려고 했다기보다는 정말 뭐 CF적인 감각으로 한 커트 딱딱 넣어서 관객을 건드리는 그런 감독의 의도죠. 그래서 그것이 키치죠. 가장 하위 모방을 한 거예요, 이 영화는. 그냥 스케치를, 재밌는 어떤 스케치들을 하고 있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이 영화가 정말 이게 원래 원작, 아까 민병선 선생의 말씀을 들으면서, 여러 가지 태도가 있는데, 이게 그 시대를 그냥 그려도 되고요, 또 지금처럼 결국은 타워팰리스가 나와야 되고, 강남, 지금 시대에 어떤 그런 자본의 욕망을 그대로 풍속도를 그릴 수 있는데, 그러다보니까 지금 과연 이 화투의 비중이 어느 정도 되는가 하는 것에 있어서도 이게 지금 분명히 당대에 지배적인 풍속도는 아니거든요. 화투만 가지고 이렇게 암흑세계가 형성되는가는.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서 이게 영화적으로 하나의 세계를 갖다가 이렇게 만들어낸 거죠, 알레고리로. 저는 그런 느낌이 보면서도 들었어요, 그래서 분명히 현재 같은데 또 시대가 이게 언제지라는 생각을 계속 하면서 봤어요. 왜? 이게 인제 말하자면 혼성 모방을 했으니까. 패스티쉬니까. 과거를 계속 끊임없이 소환시키다 보니까 정말 있을 법 하지 않은 과거들이 현재에 존재 한 거예요. 영화적으로만. 전 그래서 상당수 뻥도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이런 공간이 없고, 이런 사람이 없는데 강형철이 만들어 낸 것 같은 생각도 없지 않아 들어요. 그런데 그것이 중요하지 않은 거죠. 왜냐하면, 이 영화가 너무 분명하게 오락적 코드를 강조하다 보니까. 그런데 평론적인 입장에서는 영화가 어떤 알레고리를 줄까, 라고 생각할 때는 저는 분명히 도박이라는 소재는 굉장히 심도 깊은 자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그 얘기를 조금 더 주제를, 우리가 사는 이 자본주의 사회라는 것을 조금 더 좋은 감동적인 어떤 그런 주제 의식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는 거죠, 아쉬움으로.

 

윤성은: 저는 <써니>를 보면서도 사실 그 부분이 조금 아쉬웠거든요? 그러니까 마지막 부분에 보면 결국에는 없는 사람들한테 회사를 떼어주고, 죽으면서 돈 많고 명 짧은 친구가 결국 해 줄 수 있는 건 돈 밖에 없는 거잖아요. 그리고 그걸 막 너무 좋아하고, 그걸 받는 사람들은 막 로또 맞은 기분이고.

 

성진수: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윤성은: 물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약간 그런 대리만족을 하면서 그런 판타지를 가지면서 끝나죠. 관객들도 대리 만족을 느끼면서 좋아했지만, 좀 위험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영화도 물론 앞서 말씀 하신 것처럼 어떤 주제의식 이런 거에 신경 쓰기보다, 솔직히 <타짜>에서 주제의식을 어떻게 만들어 낼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말씀하신 것처럼 자본에 대한 부분이 들어가야 되는데, 이 감독의 시각이라는 게 애매하죠. 근데 저는 어쨌든 여기에서 최동훈 감독이 편경장을 통한 휴머니즘 강조했다면, 전 그래도 이번 영화에서는 어쨌든 윤리의식을 강조하고 있다고 봤거든요. 그러니까 이들은 타짜이긴 하지만, 물론 1편에서 조승우도 그랬지만, 신세경이나 최승현도 이 영화에서 타짜인데, 사람들 속이고 배신하는 그런 행위는 안하죠. 도박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고 복수를 하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들은 조폭이 아니고 자기가 당해왔던 것들에 대한 그런 복수를 하는거죠. 자기네들이 타짜일망정, 어쨌든 그 범죄자로써 행위는, 물론 도박적 범죄는 범죄이긴 하지만, 인간의 목숨을 해한다거나 상해를 일으킨다거나 하는 종류의, 김윤석이나 유령이 행하는 정도의, 예를 들자면 도박에 팔을 걸고 팔꿈치를 자르려고 한다든가, 목숨을 건다든가, 뭐 이런 식의 인물들은 아니라는 말이죠. 저는 극에서 맨 마지막에 신세경이 곽도원을 쏘지 않는 거에서 진짜 이 감독이 이런 사람이라는 거를 확실하게 좀 느꼈거든요. 왜냐하면, 이거는 뭐 가차 없이, 신세경이 그걸 쏘느냐 안 쏘느냐가 아니라 총소리가 먼저 났어야 되는 상황인데, 헐리우드 영화였다면 그랬을 상황인데, 그렇지만 거기서 신세경이 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장면이, 고니가 손을 자를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는 장면처럼 클로즈업되면서 죽이지 않잖아요. 솔직히 여자로서 자기를 그렇게 겁탈 시킨 그런 남자를 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놓인다면, 이 상황은 죽인다 하더라도 어떤 면죄부를 얻는 상황인 것인데, 충분히 죽일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쏘지 않고 ‘네 목숨이 더러워서 안 갖는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총을 내려놓는 그 장면에서, 저는 이게 이 감독이 생각하는 한계 마지노선이었고 이걸 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런 윤리성을 보여주는 그런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그런 부분이, 최동훈 감독은 솔직히 그런 게 오히려 없는 거죠.  <도둑들> 같은 영화를 보면서 저는 그런 걸 느끼지는 못했거든요. 그래서 그게 좀 차이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진수: 지금 윤성은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까, 좀 전에 정재형 교수님께서 하시 말씀하고 약간 오버랩되면서,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전반부 부터 일관되게 흐르는 장르는 멜로인 것 같다는 생각이 거듭 강하게 듭니다. 멜로가 이 영화를 거시적으로 끌어오고 있다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느꼈던,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웠는데 느꼈던 부분이 조금 해명되는 것 같습니다.

정재형 선생님이 짜깁기라고 표현하신, 그 부분을 저는 강형철 감독의 두 편의 영화에서 높이 평가했어요. 그리고 이 세 번째 영화 <타짜>를 기대한 것도 그런 점이었었구요. 저는 강형철 감독은 현재 활동하는 우리나라 감독들 중에서는 거의 탑에 드는 영화적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데, 영화적인 방법으로 이야기를 재밌게 하는 방식을 아는 사람이라는 것이죠. 그 이 <타짜>라는 전혀 다른 장르로 넘어왔을 때, 즉 그 전까지는 홈드라마스럽고 약간 코미디가 포함된 그런 장르에서 전혀 다른 장르로 넘어왔을 때,  어떻게 헤쳐 나갈까 라는 것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이었는데, 영화를 보면서는 잘 봉합시킨 것 같다라고 하면서도 뭔가 안 붙는다, 어색하다는 느낌이 있었거든요. 이 영화는 분명히 갱스터고 범죄물의 장르여야지 맞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 장르 안에 붙이려고 애를 썼는데 뭔가 어색한 부분이 있는 거죠. 지금 말씀을 들어보니까 바로 그 부조화가 강형철 감독이 이 영화를 큰 흐름에서 멜로라는 줄기로 따라 흘러가게 했기 때문이 기인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재형: 3분 동안 얘기를 해야하니까 축약을 하겠습니다. 그런데 너무 빨리 돌아가는 것 같아요.

저는 사실 아까 이 영화가 그래서 그 너무 키치적인 것에서 장점이기도 하지만 결국은 그 주제, 드라마가 좀 엉성하게 되기도 하고, 드라마의 일관성이라든가 이런 측면, 캐릭터의 일관성에서 부각시키는 주제의식, 이런 것이 다 약해지는 것이기도 한데, 또 한편으로는 강형철 감독 자체가 일종의 그 주제의식이 약하다고 저는 봐요.

제가 지난 번 합평회 때 얘기를 많이 못하고 넘어갔던 영화 중에 <해적>이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저는 그 이후에 <해적>을 보고나서, 제 나름대로 굉장히 좋게 본 부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오락적으로 되게 뛰어나고, 최근 일련의 서 너 편의 사극 대작을 나름대로 비교 평가를 했는데, 가장 오락성이 뛰어난 영화가 <해적>이라고 저는 평가를 합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또 하나 놀랍게 본 것은 뭐냐면, 가장 정치적인 영화였다는 거예요. 역설적이지만 저는 사실 이런 생각을 좀 했어요. 왜 그랬냐면, 마지막에 고래가 국새를 삼킨 것에 대해서 이렇게 저렇게 얘기할 때, ‘오죽하면 고래가 국새를 삼켰겠느냐?’라는 대사 때문이었는데, 그게 어느 정치적인 시각보다도 가장 강하게 와 닿았어요. 그래서 <해적>이야말로 진정 한국 영화가 나아가야 될 제대로 된 영화가 아닌가라고, 전 이렇게까지 과장스럽게 스스로 평가해 봤습니다. ‘아, 저것이 전범이다. 영화는, 대중 영화는 저게 바로 전형이다.’ 굉장히 재밌게 관객을 만들면서도 정치적 시각을 아주 한방에 보여준다. 그에 비해 <군도>는 너무 말이 많죠. <변호인>, <또 하나의 약속> 등은 너무 정치적인 걸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강요하면서 관객에게 프로파간다식으로 주입하는 영화이거든요. <역린>도 좀 그랬죠. 근데 이거는 완벽한 오락영화, 그러니까 전혀 의식이 없고, 이거는 그냥 오락으로만 시작해서 오락으로만 끝나는 영화, ‘의식 기대하지 마세요, 주제 없어요’라고 생각하는 순간 사실은 관객들에게 나갈 때 마음가짐은 ‘아, 그러니까 조선이 형편없는 거야’라는 생각을 누구나 다 갖게 하고, ‘그래서 탐관오리들이 문제인거야, 그래서 정치가들이 문제인거야’라는 생각을 갖게 하고, ‘왜 이들이 도둑이 됐는가’라는 것들의 의식을 가장 깨워주는 영화가 아이러니하게도 <해적>이더라구요. 그래서 <해적>은 참 잘 만든 영화다 저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명량>? 굉장히 주입식이죠. 막, 강요된 그런 애국심, 영웅주의가 여전히 있구요. 그래서 지금 이 영화 <타짜: 신의 손>의 아쉬움이 그런 거거든요. 이 영화가 그렇게 승화됐어야 된다는 거죠. 오락영화에서의 그 가능성을 분명 전 <해적>에서 봤거든요. ‘아, 저런 영화는 정말 좋은 사례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싶은데, 만약에 이 영화에서도 그런 어떤 한방을 분명히 넣어줬어야 되는데, 그게 정치적 시각이죠. <해적>이 정치적 시각이 없으면 어떻게 그런 대사를 넣고, 그 환상, 판타지, 완전한 허구 판타지, 고래가 국새를 삼킨 것을 그렇게 감동적인 정치적 시각으로, 일깨워 주는 시각으로 만들겠어요. 난 사실 그건 분명한 주제를 주고 싶었던 감독의 욕망이 발현된 부분이라 생각하고 싶거든요.

똑같다고 보죠. 난 이 영화도 이 화투를 끝까지 인간의 문제로 귀결을 짓는 거예요. 그리고 산으로 들어가 버리면 된다? 그렇지 않죠, 왜 이런 도박판이, 왜 서민들이 이렇게 이러한 조직, 조폭들의 시스템 하에서 왜 방조되느냐 이거죠. 이것은 그 이후 역사에서도 증명이 됐지만 사실은 다 정치권하고 관계된 거 아닙니까, 도박판이라는 게. 그러면 그 시각을 사실 읽어줘야 되거든요, 감독이. 읽고, 밑에서는 생과 사를 넘나들면서 긴박하게 서민들이 살지만 이 판을 움직이는 더 큰 손의 존재가 굉장히 정치적인 시각이 있다, 시스템의 문제다, 라는 사회적 시각을 줘야 해요. 우리가 예를 든다면, 극작 쪽에서 아서 밀러 같은 경우가 바로 그거거든요. 사회가 주인공이라는 거죠. 세일즈맨의 비극이 주인공이 아니고, 사회가 주인공이죠. 그런데 여기는 인간이 여전히 중심인 거예요. 인간이 계속 끝까지 모든 문제를 푸는 중심 이예요. 그거 벗어나지 못해요. 사회관, 사회적 시각이 약한 거예요, 감독이. 영화적으로 본다면 <대부> 같은 경우가 되겠죠, <대부>. 아, 좋은 예죠. <대부>. 단순히 갱들의 전작을 그린 것이지만은 그것은 미국 사회를, 미국 자본주의의 역사를 축약시켜 놓은 알레고리라고 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바로 그런 코폴라의 의도적인 시선, 예를 들면, 오히려 정부는 그런 것들을 방조하고 있는 거는데 갱이 법 이전에 스스로 정화 능력을 보이는 순간 암살당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던가, 뭐 이런 것을 통해서 사실은 그 당시 마피아의 어떤 건강함, 오히려, 미국 정부와는 다른 어떤 그런 측면, 인간적인 측면을 더 강조하고 있죠. 오히려 금주법 시대에 갱들이 더 활약할 수 있도록 방조된 그런 시스템, 이런 것들을 갖다가 거꾸로 풍자하는 측면, 자본을 축적하려고하는 그런 어떤 조폭들의 욕망 이런 것 자체도 선악의 문제로 보지 않고 인간의 노력으로 보는 것이라든지. <타짜2>는 그런 거에 비하면 너무 인간의 이야기로 모든 것을 끝내고, 여전히 선악의 구도가 많고, 착취 세력과 비착취 세력의 더 큰 손을 보지 못하는, 그런 좀 사회적 시야가 좁은 영화라고 할까요. <써니>도 그렇고, <과속 스캔들>도 그래요. 그래서 강형철 감독은 그 관습적인 오락성과 감동성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뛰어난데, 어디서 너무나 많이 봐왔던 세련된 오락성 감각과 그 감동, 근데 사회비판의 그 심도가 약한 거예요. 모든 영화가 우리 사회가 아니어도 되고요. 그렇게 따지면 강형철 감독의 모든 영화는 이게 반드시 한국 사회일 필요가 없는 거예요. 제가 생각할 때 그 원인이, 짜깁기. 너무 짜깁기만 신경쓰다 보니까 감독의 깊은, 묵은 장맛 이런 거는 최동훈 감독이  <타짜 1>에서 훨씬 더 잘 보여줬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동훈은 편경장의 이미지를 통해서, 과거 이만희가 그려냈던 장동휘 이미지와 그 다음에 조직 조폭일지라도 그들에게는 의리가 있었다는 것을 윤리로 내세우면서, 뭔가 이 화투판의 세계, 이런 세계를 끊어야 된다는 것을 끊임없이 고니한테 일깨워 주거든요. 고니는 결국은 자기가 돈을 탐하다 결국은 죽게 됐지만, 그것이 계속 유령처럼 고니를 괴롭혔던 거죠. 그 길항 작용을 최동훈은 끝까지 보여줬다는 거예요. 그게 최동훈이 영화를 만드는 어떤 맛이 아니었을까요? 영화에서 자기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어떤 얘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해요. 휴머니즘에 대한 어떤 부분. 자본에 휴머니즘이 굴복하면 안된다는 부분. 그것을 편경장을 통해 너무나 끊임없이 고니에게 주고자 했고, 결국 고니가 전수를 받았지만 결국은 거기서 끝나는 모습으로 이렇게 보여줬다고 보는데, 이번 영화는 그런 게 좀 아쉽다는 겁니다.

 

10 

 

윤성은: 그런데, 그 마지막에 신세경이랑 최승현이 산으로 들어가는 거는, 오빠가 남긴 돈을 파내기 위해서 들어 간 거지, 아예 그냥 산에 기의한다는 그런 의미는 좀 아니었던 것 같아서요. 그냥 뭐 삼탄에 나오게 될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요.

 

정재형: 너 신의 손이 뭔지 아냐? 그러면서 신의 손 얘기를 하잖아요.

윤성은: 아, 그 지리산으로 가는...

 

정재형: 그래서 지리산으로 갔다. 뭐 산에 간 건 아니지만, 그것을 암시한다고 나는 생각을 한거죠.

 

윤성은: 아... 그럴 수도 있는데 암튼, 저는  자기 삼촌 얘기를 하려고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정재형: 거기서 그냥 끝나는데, 나는 그렇게 추측을 했죠.

 

윤성은: 3탄에서 그게 되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여기서도 돈을 묻어놓은 게 저는 그게 없었어야지 이 영화의 주제가 잘 드러난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왜냐면은 오빠가 돈 날리고 죽잖아요. 거기서 끝났어야 하는게 아닌가.

 

정재형: 얘네는 나누는 걸 좋아해.

 

윤성은: <써니>에서도 돈을 나눠주고.

 

정재형: 뭐 있어야 한다는 거죠. 가만 보면 대단히 긍정하는 거라니까, 돈의 맛에 긍정해요. 아니, 그 돈의 가치를 되게 긍정하는 게 있어요.

 

성진수: 좋은 자본주의를 꿈꾸는?

 

정재형: 사실 강형철 감독은 긍정주의자라니까요. 비판하지 않아요.

 

안숭범: 저는 그거를 이렇게 생각해요. 저는 강형철 감독은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으로 끝나야 되고, 악한 사람은 악한 사람으로 끝나야 한다는 강박이 있어요. 그래서 정확한 해피엔딩, 아주 보수적인 윤리관, 거기로 딱 끝내야지 만이 마음이 편한 감독 이예요. 그래서 예를 들면, 대길(최승현)도 처음에 유령을 칼로 찌르고 도망갔는데, 영화 중반에 칼에 찔린 유령이 나타나잖아요. 그러니까 한마디로 그 부채의식을 탕감해 주는 거죠.

 

성진수: 사람을 죽이지는 않았다는 거죠.

 

안숭범: 선한 사람에게 피 묻히지 않는 거예요. 아까 전에 말했던 신세경도 마찬가지고.

 

이수향: 안 죽이죠, 못 죽이죠.

 

안숭범: 신세경도 총 안 쏜 이유가 신세경이 총을 쏴 버리면 살인자가 되잖아요.

 

이수향: 그렇죠.

 

안숭범: 그러니깐 안 쏘는 게 훨씬 더 선한 이미지로 이렇게 남아버리는 거죠.

 

이수향: 오빠가 돈 가방 다 가지고 죽잖아요, 자기가.

 

안숭범: 오빠도 자기가 성자 이미지로 희생양이 되잖아요, 그러면서 돈을 남겨 주면서... 이게 모든 사람이 그쪽 선한 편은 딱 선한 편으로 더 극단적으로 이동해 가면서 다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거죠. 그래서 그거는 관습적인 영화를 잘 만들어 내는 거죠. 대중적으로.

 

성진수: 그리고 어떻게 보면, 지금 말씀하신 그거, 선한 사람은 선하게 피 묻히지 않고 남겨줘야 된다는 그게 가장 강형철 감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인 대중적 감수성의 핵심인 것 같아요.

 

안숭범: 그런데 우리가 아쉬운 것은, 조승우는 가서 소시장에 있는 농부들, 그 소똥 묻은 돈도 뺏어가잖아요. 그러니까 한 마디로 그 인간이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침해당하면, 자기욕망에 의해서 자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 그 나락을 보여주는데, 이 영화는 그렇게까지 인간성에 대한 탐구는 없어요.

 

이수향: 저는 이 영화는 사실 그러니까, 말씀하신게 다 맞는 것 같아요. 정재형 선생님 말씀도 너무 맞는 게, 이 감독은 그런 걸 탐구하는 감독도 아니고 사회성, 인간의 본성, 복합적인 내면, 전혀 관심이 없어요, 제가 봤을 때는. 그런데 영화를 굉장히 영화답게 재미있게 대중적으로 사람들이 좋아하는 코드만 잘 조합을 해가지고 만드는 걸로도 뭐 인정받을 만한 감독이라고 생각해요, 뭐 대중의 시대니까. 근데 여기서 막 더 찾으려고 하면 사실 진짜 너무 낮아요, 층위가. 이 사람의 정신적인 건, 굳이 따지자면 진짜 <군도>의 감독 누구죠?

 

정재형: 윤종빈!

 

이수향: 윤종빈이랑 비교하면 윤종빈이 섭섭할 정도로. (웃음) 어쨌든 이 감독을 싫어하고, 좋아하고를 떠나서 어쨌든 이 감독은 그런 취향의 감독은 아닌 거예요. 취향의 차이죠.

 

정재형: 의외로 <타짜>가 할 얘기가 별로 없네요.

 

성진수: 어? 할 얘기가요?

 

이수향: 할 얘기가 없었나요?

 

정재형: 영화가 두 편이 아니어서 그러나? 많이 한건가요 이게?

 

성진수: 예, 저희 길게 했습니다. 한 시간 반가량 했어요.

 

정재형: 한편이니까 그렇구나.

 

성진수: 네

 

윤성은: 아 그래서 얼마나 예상하시나요?

 

이수향: 아 또 스코어 해요?

 

정재형: 아니, 다 끝나면 끝이라고 걸로 선언합니다.

 

윤성은: 이제 여기서부터는 오프더 레코드로 이제.

 

안숭범: 엔딩멘트 부탁드립니다.

 

이대연: 아 예, 이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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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2014-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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