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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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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사건! 지금은 널리 알려져 별반 새로울 게 없지만 처음 보도가 되었을 적만 해도 강력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그 어떤 종교인 보다 점잖은 분들로 알려진 신부님들이 어떻게 그런 얼토당토않은 짓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런데 이런 유의 사건이 비단 한 지역(교구)에 국한되지 않고 그 범위가 점점 넓어지더니 이제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결과로 가톨릭교회는 피해보상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고 심지어 미국 LA 교구는 교구 자체가 파산하는 최악을 상태를 맞았다. <스포트라이트>(Spotlight, 토마스 멕카시 감독, 극영화/고발, 미국, 2015, 128)는 그 시발점에 있었던 한 언론사의 보도과정을 다루고 있다. 2003년 당시 미국 전체를 뒤흔들었던 최고의 특종(스포트라이트)을 영화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어느 언론사나 그렇듯이 보스톤 글로브의 특종 팀도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을 찾고 있었다. 그 때 마티(리브 슈라이버)가 새 편집장으로 부임하면서 가톨릭사제들의 아동 성추행사건을 다뤄보자는 제안을 하고 즉시 특종 팀이 꾸려진다. 월터(마이클 키튼)를 팀장으로 마이크(마크 버팔로) 샤샤(레이첼 맥아담스) (브라이언 디아시 제임스) 등 네 사람이 팀의 구성원으로 모인다. 이들 넷은 자료조사와 더불어 관련자 증언을 수집하고 같은 사건을 다루었던 검사들뿐 아니라 보스톤 교구장인 로우 추기경 등도 만난다. 조사가 진행되면서 특종 팀은 이 사건이 성추행 사제 몇몇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적인 차원에서 사건이 조작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야 할 시점이 이른다. 성추행 사제가 보스톤 한 개 교구에만 70명 이상이고 이 정도 숫자면 막강한 배후세력의 비호가 없이는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영화의 기본 설명방식은 스릴러이다. 뚜껑이 한 개씩 열리면서 사건이 점점 심각한 국면에 접어들고, 핵심에 가까이 갈수록 상대해야하는 적의 거대한 실체를 깨닫는다. 그 사이 사이 매번 결단의 순간이 주어지는데 보스톤 글로브 특종 팀의 장점은 포기를 모른다는 데 있다. 영화에서는 구체적으로 성추행이 이루어지는 현장을 재현하거나 추기경이 배후에서 사건을 조작하는 대목을 담아내지는 않았다. 그저 특종 팀이 자신들이 세운 매뉴얼에 따라 차례차례 조사를 해나가고 특종 기사가 실린 신문이 가판대에 나오기까지의 과정만 건조하게 그리고 있을 뿐이다. 가능하면 객관적으로 이 사건을 표현한 셈이다. 그런데 감독과 제작자의 의도가 정확히 맞아떨어져 몇몇 암시들로도 사건의 심각성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만일 사건에 대한 사실적 묘사에 힘을 쏟았다면 영화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졌을 법하다. 88회 아카데미상에서 작품상과 감색상이 주어진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스포트라이트>의 연출 방식이 훌륭한 게 사실이지만 영화의 원래 목적은 단지 사건을 냉정하게 재구성하는데 머물지 않는다. 그 보다는 가톨릭교회의 모순을 고발하는 대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가톨릭교회는 2천 년 간 하느님의 대변자로 자처해왔고 순수한 교인들의 신앙을 담보 삼아 상식을 무시한 행동을 해왔으며, 만일 문제가 생길 경우 외부적으로는 쉬쉬, 내부적으로는 가벼운 징계에 머물렀다. 말하자면 사실을 축소, 왜곡한 것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던 이유는 교회가 지역에 군림하면서 점차 지역 전체가 오히려 교회를 보호하도록 강력한 체제 유지 구조를 만들어낸 데 있다. 보스톤은 비록 미국의 거대도시지만 가톨릭교회의 입장에서는 교회가 실권을 장악한 지역 교회였다. 로우 추기경이 말에 따르면 보스톤은 작은 마을에 불과하다. 특종 팀이 부딪친 최대의 장애물은 바로 그런 사고방식이다.

사제들에게 인권을 유린당하고 전체 인생마저 송두리째 망가진 희생자들의 증언을 모으는 과정이 영화의 진수였다. 사제들의 특권 의식은 어린 복사들을 장난감처럼 다루었고, 그에 대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했으며 교회는 사제들의 범죄를 방조했다.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교회란 양의 탈을 뒤집어쓴 늑대였다. 그것이 과연 하느님의 만드신 교회의 진정한 모습인가? 영화를 보고나서도 가톨릭교회의 빗나간 권위의식에 동조하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상식이 없는 사람일 것이다. 영화의 고발성은 이 대목에서 별처럼 빛이 난다. 마지막에 올라오는 엔딩 크레딧은 특종 보도 후 사건의 경과를 자세하게 그려낸다. 대한민국은 다행히 사건 명단에 없어 사제 성추행 청정 지역으로 안심할 만 했다. 그런데 맘 한구석에서 올라오는 불안감은 도대체 무엇일까? 혹 우리나라 가톨릭교회의 힘이 사전에 모든 고발 시도마저 제압할 정도로 거대하기 때문은 아닐까? 고발물로 최고의 수준에 다다른 영화,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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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박태식

등록일2017-06-09

조회수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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