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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용] 강윤성 감독의 <범죄도시, The Outlaws, 121 min, 2017> ― 살벌하지만 쏠쏠한 재미를 보여준 액션범죄물

킬링타임용 액션・범죄물 <범죄도시>(10월 3일 개봉)가 손익분기점 관객수 200만 명을 넘어 현재 885개의 스크린에서 10월 20일 기준 435만 명에 육박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이 영화는 중국동포 밀집지역 대림동을 배경으로 조선족 조폭 일망타진 사건인 왕건이파 사건(2004), 흑사파 사건(2007)을 복합 모티브로 한다.  

강윤성 감독의 데뷔작 <범죄도시>는 서부영화처럼 선악이 분명하게 구분되는 이분법을 취한다. 강력반 주축 형사 마석도(마동석)는 ‘악의 축은 뿌리 뽑는다’는 신조를 갖고 있다. 2004년, 돈 앞에 무자비한 하얼빈 출신 악의 축 장첸(윤계상)의 등장으로 서울의 서남부 지역이 잔인한 살상으로 유흥가들과 기존 조직들이 순식간에 잠식당하자 극심한 공포에 휩싸인다. 

<범죄도시>는 많은 이질적인 요소들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우선 장편영화에서 감독의 데뷔작과의 만남과 흥행적 수완이다. 흥행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내세운 마동석과 윤계상,  기타 연기자들도 비교적 낯선 편이다. 영화의 공간적 배경이 된 지역은 서울사람들에서도 비교적 낯선 지역이며, 주민들 대다수가 중국어와 한국어 사투리를 쓰는 코리안 차이니즈이다.
 
  
 
기존의 한국 조폭영화가 답습한 등장인물들의 라이프 스토리와 배경에 대한 설명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연기의 결을 바꿔놓은 <범죄도시>는 수사물 보다는 액션 오락물에 집중한다. 헐리우드 형사액션물이 구사하는 선악의 대결처럼 <범죄도시>는 자신들의 목적을 위해 극으로 치닫는 형사와 조폭을 두 톱으로 내세우고 그들의 행동을 중심으로 이미지 구축을 지속시킨다.    
 
한국영화에 비열한 거리의 본받을 것 없는 낯선 액션이 스며든 느낌을 주는 영화는 극단의 카리스마, 법의 이름으로 범죄 제압을 위한 강력한 응징자와 기존 질서를 와해시키는 신흥범죄조직의 악랄한 보스가 필요했다. 조선족 조폭들 무리들을 일망타진하는 과정에서 두 주인공을 주축으로 한국의 강력계 형사들과 그들과의 목숨을 건 살벌한 소부대전투가 벌어진다.  
 
  
 
당시 국내 유입 중국 범죄단 열두 개 정도 중 연변 조선족 조폭단(2005년 7월 결성) 흑사파는 강적 흑룡강파를 제거하고 서울과 안산 등 수도권과 전국의 차이나타운을 장악하고 세력을 확장해왔다. 2007년 흑사파 사건은 가리봉동 일대 유흥업소 주인 등을 상습 폭행하다가 두목 양 모(某) 등 일곱 명이 구속되고 이십오 명이 불구속 입건되어 조직이 와해된 사건이다.  

하얼빈 출신 왕건이파의 청부 살인, 폭력, 환전, 보도방 운영 까지 영역을 넓혀오던 범죄에 흑사파가 도전장을 내면서 이 지역이 범죄도시가 되면서 사건이 확장된다. 경찰은 범죄와의 전쟁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된다. 현대사회에 대낮에도 벌어지는 살상 실화는 액션영화의 좋은 소재가 되었고, 이 소재는 한국인은 문명인이라는 위안을 하게하고 관객몰이용 영화가 되었다. 
 
  
 
영화는 헐리우드 액션영화의 흔한 모습처럼 주먹 한 방으로 끝장내는 마 형사의 출현에 주눅 드는 조선족 조폭들에서 시작, 마형사와 장첸의 공항 화장실 결투 씬의 마형사의 승리로 마무리 된다. 코믹에서 잔혹한 액션, 거친 주먹세계에서 약자들에 대한 설득과 온정까지 숨막히는 연기적 움직임과 장첸 일당을 잡기 위한 화끈한 액션은 관객과의 공감대를 형성한다. 

총격전 없이 도끼 액션만으로도 섬뜩한 <범죄도시>는 원 펀치 메가 파워의 마형사와 괴팍하고 잔혹한 보스 장첸을 연기해내는 마동석과 윤계상의 눈부신 연기 외에도 춘식이파 두목 황사장역의 조재윤, 형사반장역의 최귀화, 조폭 도승우역의 임형준, 흑사파 조폭 위성락역의 진선규, 흑사파 조폭 박병식역의 홍기준, 이수파 두목역의 박지환, 형사들의 연기 모두가 빛난다.  

흑사파는 청부 살해 1천만원, ‘양 다리 절단’(5백만원), ‘한쪽 다리 절단’(2백50만원) 등의 지침을 내리며 공포를 몰아왔던 잔학무도한 돈벌레들을 응징한 마형사의 주먹, 레슬링 등의 액션은 실제 형사들이 하고 있는 리얼 액션이다. 불사조처럼 활약하는 재미교포 연기자 마동석의 복싱, 유도, 호신술 등을 접목한 맨몸 액션은 영화에 대한 믿음을 배가시켰다. 
 
  
 
액션영화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한 <범죄도시>는 각 부문에서 치열한 연구 끝에 완성된 작품이다. 내공을 연마한 연출, 간단명료한 스토리 구성, 많은 영화 텍스트를 교본으로 삼은 연기, 강약을 조절해내는 연기 호흡, 한국적 유머를 가미한 액션들로 신비적 텍스트가 되었다. 뻔한 내용의 스토리로 관객의 열광적 호응을 이끌어낸 것은 무엇보다도 영화연출의 힘이었다. 


글: 장석용
영화평론가.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글 출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 르몽드 시네마 크리티크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List.html?sc_sub_section_code=S2N40&view_type=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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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서곡숙

등록일2018-05-05

조회수3,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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