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조연상 | 박신혜 <7번방의 선물>
정갈하고 아름다운 슬픈 눈빛
내면의 격정을 끌어올리는 감성적 눈의 연기
김 두호 (영화평론가, '인터뷰365' 발행인)
<7번방의 선물>에서 극중 박신혜는 어린 소녀주인공인 예승(갈소원)이 성장한 현재, 즉 극 초반과 후반의 인물이다. 대부분 회상으로 이어진 본 드라마에서 현실적인 시간과 사건의 구성 부분이 그의 등장 장면이다. 드라마의 비현실적인 허구와 함께 배우들의 오버액션이 넘치는 이 작품에서 박신혜에게 주어진 역할은 연결고리 정도이고 등장 부분도 비교적 짧은 장면들이었지만, 그는 드라마에 사실적인 느낌을 전달하고 설득력을 증가시키는 비중 있는 역할을 잘 소화해 냈다. 그의 연기는, 작품의 의도를 간결하고 진지하게 살려내면서 배역이 소화하고 감당해야하는 최상의 반듯한 정석 연기를 보여준 것으로 주목 받았다. 사법연수원생들의 모의재판 때 변호사로 등장한 도입부에서부터, 작품의 리얼리티를 투여하는 그의 대사로 드라마의 진행 방향이 제시되었다.
<7번방의 선물>은 경찰청장의 딸을 유괴해 성추행하려다 살해했다는 엄청난 죄목으로 교도소 생활을 하는, 6살 수준의 지적장애인 아버지 용구(류승룡)와 어린 딸 예승의 애달픈 사랑을 기둥줄거리로 한 작품이다. 예비 변호사로 성장한 딸이 비록 모의법정이지만 동(同)재심재판정에서 사형수가 된 아버지의 누명을 벗기려고 처절하게 절규하는 마지막 장면. 박신혜의 연기가 감동의 빛을 발한다. 마침내 아버지의 무죄를 받아내는 조금은 뻔한 반전이 통속적이긴 해도 맺힌 한을 씻어내는 순간의 표정이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머리 위로 하염없이 떨어지는 눈송이를 바라보는 박신혜의 슬픈 눈빛이 정갈하고 아름다웠다.
작품의 부문별 구성요소와 완성도를 보면 비평에 다소 혼란이 오기도 하지만, 천삼백 만 정도의 관객수를 기록하고 여기저기 눈물을 훔치는 많은 관객들의 모습을 기억할 때, 박신혜가 출연한 <7번방의 선물>은 모처럼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영화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뛰어난 배우, 이를테면 천부적인 재능의 연기자는 표정이나 몸짓 연기보다 눈의 연기로 승부한다. 비교적 짧은 시간의 연기였지만, 그런 점에서도 박신혜의 감성적인 눈의 연기는 내면에서 끌어올려지는 격정의 숨결을 느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