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남우상 : <고지전> 이제훈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한다. 이제훈은 <파수꾼>의 기태 역과 <고지전>의 신일영 대위 역을 통해 자신이 ‘준비된 배우’임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기태라는 캐릭터도 그랬지만 <고지전>에서의 신 대위 캐릭터 역시 복합적인 인물이다. 어린 나이에 끌려온 전쟁터에서 상상하기 힘든 생지옥을 경험하면서 단기간에 냉철한 리더로 변해가는 청년의 극단적 변화과정을 압축적으로 전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훈이 연기한 신 대위는 유약함과 강인함, 순진함과 통찰력이 중첩돼 있는 인물을 인상적으로 잘 표현하고 있다. 그는 전형적인 꽃미남은 아니지만 맥락에 따라 다양한 분위기와 감정을 자유자재로 드러낼 수 있는, 더 융통성 있는 외모도 갖고 있다.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선엽 / 영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