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센터

customer center

070.8868.6303

[서곡숙] <두 개의 사랑> ― 쌍둥이와 거울을 통한 성적 욕망과 분열의 이미지

 
 

2017년 12월 28일 개봉


1. 거울과 <두 개의 사랑>

거울이 깨지면 안 좋은 일이 생긴다는 미신이 있다. 20대 시절 친구에게 이런 일이 생겼다. 그녀가 가지고 있던 손거울, 벽거울 등이 계속 깨지면서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 거라는 염려에 우울해 했다. 1년 정도 사귀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게 되었을 때 그 안 좋은 일이 바로 이 일인가 하고 예견된 운명인양 받아들였다. 그 남자친구는 이별 이후 그 친구에게 연락이 오지는 않을까 기다렸다고 한다. 그 친구가 거울에 대한 미신을 믿지 않았다면 그 남자친구와 어떻게 되었을지는 알 수 없다. 
 
현실에서뿐만 아니라 영화에서도 거울은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히치콕의 영화에서 거울은 자아의 반영과 분열, 인물의 혼란과 이중성 등을 나타내는 중요한 소품으로 등장한다. 특히 <사이코>에서는 초반부 호텔 정사 씬에서의 거울 장면, 자동차 백밀러로 보는 장면, 베이츠 모텔 로비에서의 거울 장면 등 중요한 장면에서 거울이 인물의 내면을 표현하는 매체로 제시되고 있다. 최근 개봉한 <두 개의 사랑(L'amant double, The Double Lover)>(프랑스, 2017)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울 이미지로 관통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거울은 쌍둥이, 고양이 등과 결합되면서 복합적인 의미를 담게 된다. 

  
 
  
 
  
 
2. 쌍둥이를 둘러싼 성적 욕망과 죄책감

전직 사진모델인 25살의 클로에 포르탱(마린 백트)은 계속되는 심인성 복통으로 정신과 의사 폴 메이예(제레미 레니에)에게 진료를 받다가 연인이 된다. 어느 날 폴과 똑같이 생긴 정신과 의사 루이 들로르(제레미 레니에)를 보고 흥미를 느껴 그의 진료를 받고는 두 사람이 쌍둥이 형제임을 알게 된다. 이후 클로에는 자상한 폴 들로르과 야성적인 루이 들로르에게 동시에 욕망을 느끼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클로에는 과거 루이가 폴의 여자친구 상드라 쉥케르를 성폭행하여 폴이 상드라에게 이별을 통고하고 상드라가 사고를 당하게 된 사건을 알게 되면서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지게 된다. 

<두 개의 사랑> 초반부에서 클로에는 원인 모를 복통으로 계속 시달려 일자리를 구하는 데 곤란을 겪어 심인성 복통 치료로 정신과 상담을 받게 된다. 하지만 복통은 사실상 심인성이 아니라 배속에 있는 혹덩어리 낭종 때문이며, 그 낭종은 바로 15cm 태아상태 동생으로 밝혀진다. 클로에는 엄마의 하룻밤 사고로 생긴 원하지 않는 임신의 결과로 자신이 태어났다는 생각으로 자존감이 낮은 상태이다. 클로에가 자신을 식인쌍둥이라고 지칭하자, 폴이 기생쌍둥이(parasitic twin)라고 말해 준다. 클로에가 엄마에게 “엄마 뱃속에서 내가 걔를 먹어 치웠어요”라고 말하자, 폴이 “먹어 치운 게 아니라 흡수한 거”라고 옆에서 정정해 준다. 하지만 이러한 죄책감이 계속 클로에를 지배하게 되면서 그녀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게 된다. 

영화는 계속해서 폴 들로르와 루이 들로르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클로에를 보여준다. 하지만 사실상 남자 형제 쌍둥이에 대한 성적 욕망이 아니라 여자 자매 쌍둥이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것이 밝혀진다. 그리고 중간에 폴의 여자친구이자 루이에게 성폭행당한 상드라 쉥케르도 자신의 쌍둥이 동생을 상상한 것이고 상드라의 엄마도 자신의 엄마였다는 것이 드러난다.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을 먹어 치웠다는 클로에의 죄책감이 쌍둥이 형제에 대한 과도한 성적 욕망과 죄책감으로 표현된 것이다.

<두 개의 사랑>에서 꿈은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있어서 이러한 꿈이 현실인지 상상인지 분간을 할 수 없게 만든다. 클로에가 자신의 정신과 상담의사인 폴 메이예에게 자신이 꾼 꿈에 대해서 말한다. 첫 번째는 클로에가 자신의 배가 커져 터질까봐 산부인과에 가서 다리를 벌리고 의사가 자신의 성기를 들여다보는데, 강간을 당할까봐 두려움을 느껴 다리를 오므리는 꿈이다. 두 번째는 쌍둥이가 클로에를 유혹하는 꿈이다. 두 가지 꿈 모두 앞으로 벌어지는 일의 복선 역할을 한다. 그리고 폴과 동거하면서 클로에는 폴과 섹스하는 침실에 루이가 걸어 들어와서 세 명이 쓰리썸을 하는 꿈을 꾸게 된다. 이는 쌍둥이인 폴과 루이에 대한 클로에의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그리고 클로에와 폴의 관계는 진실과 거짓말의 게임처럼 진행된다. 처음 시작은 클로에가 동거 후 연인 폴에 대해 미심쩍은 마음을 품게 되면서 시작된다. 클로에는 폴 메이예의 물건을 뒤지다가 ‘폴 들로르’라는 이름을 발견하게 되면서 자신이 폴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클로에는 낮에 우연히 지나가다가 폴이 어떤 여자와 있는 모습을 보게 되고, 저녁에 폴에게 말하지만 폴은 다른 곳에 있었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그곳으로 가서 ‘루이 들로르’라는 정신과 의사 사무실을 발견하게 되고 진료를 예약한다. 그리고 클로에는 루이에게 진료를 받게 되면서 폴과 루이가 쌍둥이 형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클로에는 폴에게 그의 가족에 대해 묻지만 형제가 없다는 그의 대답에 점점 폴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된다. 

마찬가지로 클로에와 루이의 관계도 진실과 거짓말의 게임처럼 진행된다. 루이 들로르의 진료실을 찾은 클로에는 폴과는 다른 스타일이지만 똑같은 외모를 가진 루이를 보고 현기증을 느낀다. 클로에는 루이에게 처음에는 친구의 소개로, 다음에는 여동생의 소개로 찾아왔다며 말을 번복하고, 엄마가 죽은 후 감시, 심판하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한다. 이에 루이는 클로에에게 여동생도 없고 엄마도 죽지 않았으며 이쁜 여성들이 쓰는 “거짓말을 통한 유혹”이라고 지적하며, 다음 번에 흥미로울지 멍청할지 기대된다고 말한다. 클로에는 다시 오는 일은 없다며 화를 내며 나가버리지만, 계속해서 루이에 대한 성적 욕망에 시달리게 된다. 

루이의 진료가 진행될수록 클로에는 점점 야성적인 루이에게 성적으로 끌리게 된다. 두 번째 진료에서는 키스를 하고, 세 번째 진료에서는 애무를 하고, 네 번째 진료에서는 섹스를 하게 된다. 루이는 클로에에게 “욕망할 뿐 행하지 않으면 질병이 생긴다”고 충고하자, 클로에가 “욕망하지 않는다”고 대답하고, 루이는 “다음 번에 제대로 즐겨요”라며 점점 위험한 관계를 부추긴다. 루이가 자신의 쌍둥이 형제 폴과 동거하는 클로에에게 점점 집착하게 되면서 클로에에게 자신을 선택하기를 강요한다. 클로에는 폴의 애인 상드라를 루이가 성폭행하여 폴이 상드라와 이별한 사실, 상드라가 폴이 아니라 루이에게 성적 욕망을 느낀 것을 알게 된다. 계속되는 루이의 집착과 위협에 시달린 클로에는 총을 들고 루이를 찾아간다. 클로에를 탐욕스런 입술을 가진 히스테리 환자이며 쌍둥이와 씹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점에서 상드라와 비슷하고 클로에도 쌍둥이라고 루이가 말하자, 클로에는 분노하여 루이를 총으로 쏘아 죽인다. 

결국 클로에와 루이의 이야기는 클로에의 상상이라는 점에서 전부 거짓으로 밝혀지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진실이다. 클로에는 여동생이 없지만 클로에의 몸 속에는 태아 형태의 쌍둥이 여동생이 들어 있다. 그리고 클로에가 욕망하는데 행하지 않아서 질병(=복통)이 생기는 게 아니라 실제로 복통의 원인(=혹덩어리)가 있었음이 드러난다. 그리고 폴이 쌍둥이 존재를 싫어해서 배제하고 싶어한다는 말은 거짓이지만, 사실상 자신의 몸 속에 있는 쌍둥이 존재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 클로에의 마음을 반영한 것이다. 클로에가 루이를 총으로 쏘는 것은 사실상 자신의 쌍둥이 여동생을 살해했다는 죄책감이 연인의 쌍둥이를 살해하는 것으로 전이되어 나타난다. 

나중에 루이와 상드라가 존재하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관객들은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부터가 상상이었는지 알 수 없게 된다. 클로에가 폴의 물건을 뒤져 폴 메이예가 아니라 폴 들로르였다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클로에의 상상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폴이 자신의 과거를 설명한 내용, 쌍둥이나 형제가 없고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의 성에서 엄마의 성으로 바뀌었다는 폴의 설명은 사실상 사실이었다. 폴과의 일상은 모두 사실인 반면에, 루이, 상드라, 상드라 엄마와의 일은 모두 상상이다. 후반부 병원에 가서 수술 받는 장면부터 상상이 끝이 나고 다시 현실세계로 돌아오면서 폴의 쌍둥이 루이 들로르와 상드라 쉥케르는 사라진다. 하지만 클로에와 폴이 섹스를 할 때 이번에는 루이가 아니라 쌍둥이 여동생 상드라가 나타나면서 클로에의 상상의 세계는 다시 시작된다. 

돌이켜 보면, 루이와의 관계는 사실이고 폴의 말이 거짓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상 루이와의 일은 상상이고 폴의 말이 진실이었다. 이렇듯 클로에와 루이의 관계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 있으며, 쌍둥이 폴과 루이에 대한 욕망에 대한 클로에의 죄책감은 사실상 자신의 쌍둥이 상드라에 대한 죄책감이 전이된 것이었다. 클로에가 정신과 진료에서 엄마가 예쁘고 자유롭고 똑똑하지만 친밀감이 없고 엄마가 감시하고 심판하는 느낌이며, 엄마의 냉혹한 눈길은 사랑이 없어서 뱃속에 아픔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런 엄마의 감시와 심판의 눈길은 바로 자신이 쌍둥이를 흡수한 것에 대한 엄마의 비판과 자신의 죄책감을 반영한 것이다. 

  
 
  
 
  
 
  
 
  
 
  
 
  
 
  
 
  
 
3. 거울을 통한 이중성과 분열

거울은 사물을 비추어보는 소재로 단절과 매개의 모순성을 지니며, 고전부터 현대까지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거울은 외형의 반사, 내면의 투영, 분열의 이미지, 심성의 비유와 수양, 격리성과 이중성 등 다양한 의미를 나타낸다. <두 개의 사랑>에서는 거울 속에 자신이 있다는 점에서 쌍둥이, 분열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이 영화에서는 외형의 반사, 내면의 투영, 분열-이중성의 이미지, 격리성과 이중성 등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처음에는 클로에를 비추는 거울을 보여줌으로써 내면의 투영을 나타낸다. 하지만 나중에는 클로에를 중심으로 폴, 루이, 로즈 부인, 상드라 엄마 등과 함께 거울을 서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격리성, 이중성으로 나아간다.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이중성에 집착하는 클로에는 다른 사람과 함께 거울 속에 있지만 자신 속에 갇혀 격리된다. 중간과 끝 부분에서는 여러 개로 나눠진 거울에 비친 클로에와 폴/루이의 모습을 통해서 다중의 이미지로 분열되는 주인공을 보여준다. 
 
<두 개의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거울 이미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첫째, 클로에와 폴의 관계에서 거울은 자아 반영의 의미를 나타낸다. 우선, 클로에(왼쪽)와 폴(오른쪽)은 처음에는 소파에 마주앉아 상담을 하는 두 사람을 측면 투샷으로 보여준다. 이때 처음에는 한 장면씩 좌우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다가 한 화면에 두 사람을 보여주고, 그러다가 앞에는 폴을 보여주고 뒤의 거울에는 마주보는 클로에를 동시에 보여준다. 처음에는 클로에에게 포커스를 맞추고, 다음에는 폴에게 포커스를 맞추어 보여준다. 다음으로, 치료를 끝내고 작별 인사를 하려는 두 사람이 거울 앞에 섰을 때 거울 가까이에 있는 클로에의 클로즈업과 조금 떨어져 있는 폴의 바스트숏을 보여준다. 이후에 화장실 거울 앞에 서 있는 클로에와 폴을 보여주는데 클로에는 거울 가까이에 있고 폴은 약간 떨어져 있으며, 거울 속에 두 사람의 앞모습, 뒷모습 등 두 명씩 각각 나타난다. 이렇듯 거울 이미지를 통해 클로에와 폴의 자아 반영과 함께 두 사람의 쌍둥이 존재로 인해 두 사람이 혼란을 빠질 것이라는 복선을 보여준다. 

둘째, 클로에와 루이의 관계에서 거울은 이중성을 드러낸다. 초반부에 루이에게 가서 정신과 상담을 받을 때도 똑같이 클로에(왼쪽)와 루이(오른쪽)가 마주보고 앉아있지만 중간에 거울이 위치해서 거울에 두 사람이 비추어져서 클로에와 루이가 각각 두 명씩 보인다. 두 사람이 섹스 이후에, 클로에와 루이가 진료실 거울 앞에 앉아 있는 모습에서 처음 진료할 때의 위치와 다르게 클로에(오른쪽)와 루이(왼쪽)가 벌거벗고 마주앉아 있으며, 거울 속에서도 두 사람의 벌거벗은 모습이 보인다. 예전과 똑같은 미장센인데 남녀의 위치만 다르다. 그리고 루이와 클로에 앞에 폴이 나타나서 당황하는 장면에서 거울에 비친 클로에의 옆에 거울 앞에 선 폴과 루이가 좌우로 배치되어 있다가, 나중에는 폴과 루이의 옆모습이 겹쳐지면서 쌍둥이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한 사람인 것처럼 겹쳐진다. 이처럼 클로에와 루이의 관계에서 거울 속에 두 사람의 반영이 비침으로써 두 사람의 쌍둥이와 얽힌 성적 욕망과 죄책감을 드러내고 있다. 폴과 루이가 하나로 합쳐지는 장면은 클로에가 태아 상태에서 쌍둥이 동생 상드라를 흡수한 것을 암시하고 있다.

셋째, 거울은 클로에 자신의 분열과 자아 훼손을 나타낸다. 전반부에 루이의 진료실 앞에 있는 여러 개로 분할된 거울 앞에 클로에가 서자 여러 개의 클로에 얼굴이 나타나면서 클로에의 분할이 나타난다. 중반부에 클로에가 화장실에 가서 화장하는 여자를 쳐다보는데 화장하는 여자가 거울에 가까이 얼굴을 대고 화장하여 마치 쌍둥이가 얼굴을 대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상드라 집에 들어가서 상드라의 엄마(왼쪽)와 클로에(오른쪽)가 거울에 비친 모습을 보여주고 그 다음 장면에서 거울을 쳐다보는 상드라의 엄마(오른쪽)와 클로에(왼쪽)의 위치가 정반대로 되어 있어서 정체성의 혼란, 관계의 혼란을 보여준다. 사실상 상드라의 엄마는 실제로는 클로에의 엄마이고 누워 있는 상드라는 태아상태에서 죽은 자신의 쌍둥이 동생을 상상한 것임이 드러난다. 나중에 클로에가 옆집 로즈 부인의 집에서 로즈 부인과 마주보고 있는 장면에 두 사람의 모습과 로즈 부인의 뒤에 있는 거울에 클로에의 모습이 비친다. 후반부에서 자신을 위협하는 루이를 죽이기 위해 권총을 들고 루이를 찾아가는 장면에서 루이 진료실 앞에 있는 네 조각으로 나눠져 있는 거울 앞에서 클로에의 모습이 네 개로 분열된다. 마지막 장면에서 섹스를 하는 폴과 클로에 앞에 쌍둥이 상드라가 나타나고 유리창에 비치는 클로에와 유리창 앞에 서 있는 상드라가 서로 마주보고 상드라가 거울을 깬다. 이렇듯 거울 이미지는 쌍둥이가 함께 등장하면서 자기 반영, 욕망, 이중성, 분열, 자아 훼손 등의 의미를 나타낸다. 

<두 개의 사랑>에서 이런 쌍둥이와 분열의 이미지는 꿈과 상상 속에서도 계속 나타난다. 우선, 클로에는 루이를 만난 후 꿈을 꾸는 장면에서, 어둠 속에서 섹스를 하는 클로에와 폴에게 검은 옷을 입은 루이가 서서히 다가오는데, 처음에는 중간에 클로에가 누워있고 왼쪽에는 폴이, 오른쪽에는 루이가 누워있다. 클로에의 몸은 하나인데 얼굴이 두 개가 되면서 양쪽에 있는 폴과 루이와 번갈아가며 키스를 하며 쓰리썸의 형태를 보여준다. 나중에는 클로에가 두 명이 되면서 폴과 클로에, 루이와 클로에가 각각 섹스를 한다. 다음으로, 루이가 자신이 형이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쌍둥이 중에서 둘째(=폴)가 허약해서 먼저 죽는다고 하자 클로에가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클로에의 상상 속에서 어린 시절 폴과 루이가 나타나 싸우는 장면이 반복되는데, 그때 두 명이 서로 뒤섞이고 나중에는 거울 이미지를 통해 2명이 4명으로 점점 분열되고, 마지막에는 클로에를 중심으로 폴과 루이가 좌우에 서 있어서 클로에를 당황하게 만든다. 이렇듯 꿈과 상상 속에서 쌍둥이와 분열의 이미지가 나타나고 있으며, 클로에의 분열으로 통해 클로에가 쌍둥이라는 복선이 제시되고 있다.  

<두 개의 사랑>의 의상과 세트에서도 이러한 쌍둥이와 분열의 이미지는 계속된다. 미술관에서 근무하는 클로에를 보여주는 장면에서 새까만 벽 앞에 클로에가 흰색 면티셔츠와 검은 정장을 입고 앉아있는데, 흰색 면티셔츠만 부각되고 나머지는 모두 검은 색이어서 클로에와 벽이 연결되고 클로에가 벽으로 흡수되는 느낌이 준다. 나중에 클로에가 똑같은 옷을 입고 흰색 벽 앞에 앉아있자 클로에가 튀어 나와 보이며, 앞에서의 흡수를 거부하는 느낌을 주게 된다. 그러다가 흰 벽이 이상한 무늬로 바뀌는 상상적 이미지가 나오면서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중반부에 미술관에 있는 직원들이 모두 클로에처럼 흰색 티셔츠와 검은색 정장을 통일해서 입고 흰색 벽을 배경으로 앉아 있는 모습을 익스트림 롱숏으로 보여준 후, 그 속에서 클로에가 중앙으로 걸어 들어오자 클로에가 여러 명으로 분열되는 느낌을 준다. 이렇듯 사업관계에서도 의상과 세트를 통해서 이러한 쌍둥이 이미지와 분열이 계속 표현되고 있다. 

그리고 <두 개의 사랑>은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통해서 복선을 제시하고 있다. 첫 장면에서 긴 머리카락을 자르는 클로에의 얼굴에 점점 다가가 사선으로 바라보는 눈을 익스트림 클로즈업한다. 이때 원래 클로에의 긴 헤어스타일은 자신이 쌍둥이인 상드라의 헤어스타일과 유사함을 알 수 있다. 다음 장면에서 복통을 호소하는 클로에의 질을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보여준 후 의사가 가벼운 감염이라고 말해주는 장면은 클로에의 몸 속에 자신의 쌍둥이가 있어 복통이 생겼음을 암시해 준다. 클로에가 임신한 후 보는 초음파 영상에서 영상 속의 태아 모습을 여러 개로 겹쳐 보이게 하다가, 흑백 초음파 영상에 클로즈업해서 다가가면서 점점 혼란스러운 기하학적인 무늬처럼 보이게 만든다. 이렇듯 자궁으로 연결되는 질과 자궁 초음파 영상에 대한 클로즈업과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통해서 클로에의 몸 속에 자신의 아이가 아니라 자신의 쌍둥이, 즉 엄마의 아이가 들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두 개의 사랑>에서 고양이도 자아 반영과 쌍둥이 이미지를 표현하고 있다. 옆집 로즈 부인에게 맡겨놓은 클로에의 고양이 말로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대신 클로에는 루이에게서 고양이 브러치와 고양이 심장을 선물 받는다. 그리고 루이는 그의 고양이가 고양이 중에서 쌍둥이 XXY를 가지고 있는 종이며 태아 상태의 형제 자매를 갖고 있는 식인쌍둥이라고 클로에에게 설명한다. 클로에와 폴의 침실에 처음에는 고양이 말로가 나타나고, 그 다음에는 폴의 쌍둥이 루이가 나타나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쌍둥이 상드라가 나타난다. 로즈 부인의 경우 자신의 죽은 고양이를 박제로 만들어 집에 놔두고 있다. 클로에가 폴과 루이 쌍둥이 형제 둘다에 대한 성적 욕망을 느낄 때마다 고양이가 등장한다. 이 영화에서 고양이는 쌍둥이 형제에 대한 성적 욕망, 죽은 쌍둥이 여동생의 영혼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4. 현실과 상상의 경계

<두 개의 사랑>은 쌍둥이와 분열의 이미지를 내러티브와 스타일을 통해 두드러지게 드러내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만든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프란츠>(프랑스·독일, 2016)를 통해 흑백영화와 칼라영화의 효과적인 배합을 통해 1차 세계대전 이후 남겨진 자들의 상처와 외로움을 섬세하게 표현해낸 바 있다. 매번 영화마다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이는 프랑소와 오종 감독은 <두 개의 사랑>에서는 인물의 성적 욕망과 죄책감을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환상성에 집중함으로써 몽환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특히 거울 이미지는 히치콕 이후로 가장 풍부한 거울 미장센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출처: 네이버 - 영화 - 두 개의 사랑 - 포토

글: 서곡숙
영화평론가. 비채 문화산업연구소 대표, 세종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영화평론가협회 기획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코미디와 전략』, 『영화와 N세대』등의 저서가 있으며, 현재 장르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글 출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 르몽드 시네마 크리티크

 

http://www.ilemonde.com/news/articleList.html?sc_sub_section_code=S2N40&view_type=sm 

0

추천하기

0

반대하기

첨부파일 다운로드

등록자서성희

등록일2018-05-08

조회수6,292

  • 페이스북 공유
  • 트위터 공유
  • 밴드 공유
  • Google+ 공유
  • 인쇄하기
 
스팸방지코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