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어쩌면 평범한 세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만남과 이별, 성장과 변화, 그리고 그러한 과정 속에서 겪는 다양한 감정들까지. 이 영화가 내게 유독 와닿았던 이유는 따뜻한 이야기만을 다루는 여느 영화와는 달리 너무나도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그렇듯 영화에서 또한 차가운 현실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계속해서 남편에게 무시를 당하는 에블린, 사랑하는 오빠를 사고로 잃게되는 잇지, 남편에게 폭력을 당하고 암으로 투병하게 되는 루스, 철거된 집을 마주하는 니니 등. 영화 속 인물들이 살아가는 세상에는 늘 차가운 현실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로 인해 야기되는 자존감의 상실, 방황, 슬픔 등은 등장인물들에게 큰 괴로움을 주었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하는 점은 그들은 차가움에 머물러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에블린과 니니, 잇지와 루스는 서로에게 의존하며 따뜻함을 찾아간다. 서로에게 건네는 진심어린 애정과 정신적 지지는 서로에게 따뜻함을 주어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해주었다. 이전까지는 남편의 무시와 내면의 상처로 우울해보였던 에블린이 니니를 만난 이후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는 과정이 눈에 띄었다. 그렇게 나는 차가운 현실 속 그들이 맺는 관계 속 따뜻함이 가장 인상깊었다.

우리의 삶은 더욱 현실적이다. 반복되는 일상은 다소 무료하고 문득 마주치기 되는 차가운 현실에 지칠지도 모른다. 그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해 영화가 보여주고 있다. 차가운 현실에 머물러있는 것이 아닌 다른 이들과의 관계를 통해, 그리고 내면적 성장을 통해 따뜻함을 찾아내는 것. 무료한 일상에서 특별함을 통해 행복을 찾고 차가운 현실에서 다른 누군가와 의지하며 따뜻함을 주고받는 것. 그렇게 우리는 차가움 속 따뜻함을 통해 성장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임을 영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