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상 신인평론상 수상소감손시내
지면의 기회가 줄어들고 다양한 방식의 영화비평이 등장하고 있지만 저는 여전히 ‘영화 글’을 믿고 있습니다. 운동하는 영화, 영화가 보는 세상에 끝내 일치되지 못하고 튕겨져 나갈 것을 알면서도, 아니 그렇기 때문에 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글이 결코 할 수 없는 것이나 그럼에도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하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수학이나 물리학 공식이 그러하듯이 언젠가 그것을 쓴 사람은 사라지고 교통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글을 쓰게 되길 희망합니다. 그래서 결코 풀리지 않는 영화의 비밀을 조심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는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쓰고 싶습니다. 제게 새로운 세상을 소개해주었고 기꺼이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눠주었던 선생님들과 동료들, 가족들, 친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한계와 제약 속에서도 우리들의 언어와 방법으로 세상과 영화를 감각하려 노력하고, 현재를 이해하고 감당하며 자존감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주위에 많아 언제나 벅찬 마음이 됩니다. 늘 고맙습니다. 부족하고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의 움직임이 놓이고 겹쳐질 자리를 찾아 부족한 점을 채우며 열심히 가보려고 합니다. 그 길에 영화와, 영화를 함께 볼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두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신 분들과 극장에서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