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감독상 -‘밍크코트’ 신아가, 이상철
가족은 정서적 지지와 친밀감을 바탕으로, 좀처럼 훼손되지 않을 믿음체계가 작동하는 항구적인 공동체이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그 같은 낭만적 이상향 덕분에, 파괴된 가족에 속한 이들은 가장 안락한 삶의 정처가 뿌리 뽑혔다는 절망과 싸워야 한다.
<밍크코트>의 주제는 바로 그 ‘가족에 대한 역설’을 성찰하게 한다. 영화 속 가족은 처음엔 화목해 보인다. 그러나 각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선택의 순간 앞에서 점차 균열된다. <밍크코트>를 통해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가족이란 이름으로 엮여 있을 뿐 자기 이익 앞에선 가족의 목숨을 외면할 정도로 한없이 구차해지는 인간유형이다. <밀양>보다 종교적인 실감으로 가득하면서도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후반부보다 더욱 현실적인 성찰의 순간을 드러낸다.
안숭범(영화평론가, 경희대 학술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