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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영화평

맨하탄에서 사랑을

맨하탄을 보았다. 우디앨런의 10번째 연출작으로 굉장히 날것이면서 사조를 읽어내는 관점이 날카롭다. 감독은 문인과 예술가의 차이를 알고 있고 신경증에 걸린 에술가의 초상을 잘 그려냈다.

우디앨런의 영화는 벌써 7번째 만나는데 여전한 그의 스타일과 전진은 놀랍다. 그의 스타일은 먼저 두가지 로 나뉜다. 첫째 그는 자신의 수다를 예술로 승화시키는데 능하다. 둘째는 프로이트주의를 신봉하여 그런지 성에 대한 감각이 놀랍다. 연애와 관계에 초점을 맞추다 보면 쉽게 센티멘탈해지기 쉬운데 그러지 않고 우디앨런은 자신의 남성적 이야길 펼치는데 고수다. 수다와 농담 그리고 바람둥이적 면모의 남성의 시각으로 모더니즘의 발상지인 맨하탄을 바라보며 수없는 철학적 질문과 화두를 남녀의 대화에 담는다.

타란티노와 자주 비교해보면 앨런의 영화관은 배우와 감독을 겸하는 버릇에서 시작되었다. 타란티노가 수다의 달인과 영화기교의 개발자라면 우디앨런은 건조한 신경증적 예술가의 염세주의적 코미디의 대가라고 할 수 있다.

다다이즘적 어린아이의 욕망 그리고 성인의 경계선에서 포스트모더니즘적 건축양식같이 스토리 주조로 풀어내는 철학적 소견은 흑백영화에서 빛을 발한다.

논리와 비합리성은 린치와 다르지만 맥을 같이하고 염세와 부조리의 객관적 자기성찰양식은 부조리를 뛰어넘으며 남근기적 성격으로 대변되는 주인공의 성격은 같은 여자를 동시에 사랑하는 오이디푸스적 궤적의 두 남자의 회피적 성격에 있다. 린치는 초현실적인 데 반해 앨런은 낭만적이며 현실주의적 이다. 메리를 사랑하지만 동시에 트레이시도 사랑하는 자신의 전처를 동성애자로 만들어버리는 왜곡되고 주입적인 성격의 소유자 아이작. 그는 예일이라는 친구가 외도하는 여성을 사랑한다. 이름은 메리. 그녀는 허영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성격으로 심리적인 문제를 지닌 여자다. 그러나 아이작은 그녀의 모습에 편안함을 느끼고 불쾌한 첫인상에도 불구하고 그녀와 교제한다. 물론 트레이시라는 고등학생과 사귀고 있음에도 사랑을 느낀다. 맨하탄에는 돈을 갖고 튀어라의 실험적 도전은 없다.

이 영화의 냄새는 무색 무취이며 역겨운 썩은 내가 의외로 없다. 등장인물의 위선적인 면모가 없어서 그런가, 솔직한 인물들의 심리가 환상과 왜곡 또한 없다. 오직 낭만과 유희만이 존재한다.

우디 앨런은 관개들로 하여금 필름을 통해 존경받기 위해 애쓴다. 그러나 강압적이지도 권위적이지도 않다. 솔직함으로 승부하기위해 애쓰는 그의 영화는 가랑비에 바지 밑단이 젖듯 부드럽게 흡수된다. 마치 봉준호가 만들려고 했던 영화처럼 재즈 선율과 함께 플란다스의 개를 연상케 한다.

연상과 이완의 끊임없이 일어나는 현상은 영화관람에 있어서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잘 만든 영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결말을 통해 자기성찰을 하게 만든다.

난 이영화가 걸작이라고 믿는다. 노년의 앨런은 비록 점점 변화하고 있지만 그 질과 양은 여전하다. 우리가 모르는 앨런의 모습과 영화속 드러난 모습은 분명다르다, 그래도 우리의 아이작,버질,앨비 싱어는 영원할 것이다. 계속해서 떠드는 신경증은 치료불가능할 것이다. 비록 학문에 얽메이는 고리타분한 철학 영화일지라도 맨하탄과 애니홀의 영향을 안받았다고 부인하긴 어려울것이다.

그의 생명성과 역동성은 놀랍다. 영화를 보며 당신의 정신병적 징후(symptom) 을 즐겨라. 앨런이 살아있는 한 말이다. 심리극은 앨런이며 이 브랜드가치는 영원할것이다.

거기다 보태어 앨런은 자신의 처지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하고 철학이라는 그늘아래서 은둔하는 아둔한 자다. 그는 연애초기의 감정을 게속해서 소유하고 싶어하는 불쌍한 강박자이다.

그러나 그는 현대의 초상이라고 부를 만한 로맨티스트다. 영화를 보는 내내 그의 연애방식을 탐미하지않은 자가 있으면 나와보라. 그는 달콤한 소피스트이자 괴랄한 신경증적 로맨티스트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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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노준호

등록일2023-09-23

조회수2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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